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생의 마지막 순간, 눈을 감기 전에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었는데..”
“벤츠를 탈 수 있었는데..”
“더 큰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는데..”
이딴 것들을 떠올리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죽음의 경계에 있는 존재들이,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에게 마지막 부탁을 건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부탁이 어떤 것일지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회사원은 회사에 두고 온 쇼핑백을 가족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 쇼핑백 안에는 치매에 걸린 아내에게 끓여 주려던 고깃국이 들어 있었다.
미용실 창문을 열어 달라는 원장 아주머니의 부탁은, 그 안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기다리는 주인에게 소식을 전해 달라는 개의 영혼의 부탁도 등장한다.
그렇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것은 결국 이런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대신 전해 달라’
‘미처 전하지 못한 물건을 전해 달라’
거창한 성취나 성공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못한 일,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일, 보고 싶다고 전하지 못한 마음들 말이다.
이 소설은 귀신을 보는 주인공을 통해 병원과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방금 세상을 떠난 이들이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과, 그로 인해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이야기들은 소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그 작은 이야기들이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닿아 있다.
죽기 전에는 누구나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런 후회가 가장 많지 않을까.
“왜 그 말을 살아 있을 때 하지 못했을까.”
그래서 이 소설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지금 살아 있을 때 마음을 전하라.
소설 속에서 죽은 자들의 작지만 절실한 소원은 주인공의 도움으로 하나씩 마무리되고, 그제야 그들은 장례식장으로 평안히 들어간다. 그렇게 이야기는 조용히 끝난다. 죽은 자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완벽한 장례식일 것이다. 물론 남겨진 이들 역시 조금 더 평안한 마음으로 그들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어쩌면 장례식이란 그저 죽은 이를 보내기 위한 의식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마지막 자리인지도 모른다.
죽은 자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며, 산 자가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
가볍게 읽히는 소설이라 부담이 없고, 삶에 지치고 마음이 메말라 있을 때 작은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