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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킹 Apr 18. 2021

이 세상 달리는 모든 것들을 위한 찬사



달리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라면, 달리는 사람치고 그렇게 모난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물론 내가 달리기를 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을 헤아려 본 것이 아니기도 하고 또 선택적 편집을 통해 기억 저장소가 좋았던 것만 기억하도록 남겨두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것 또한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하게 좋은 것만 기억하겠다.






세상 모든 것들은 달리고 있다
그러니 당신도 달릴 수 있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자유롭다. 뜀박질에 맞춰서 마음이 붕하고 떠오른다. 발아래에서는 자박자박 땅과 연주하는 화음이 울려 퍼진다. 처음은 역시 쉽지 않다. 누구나 처음부터 쉽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걸 달리면서 깨닫는다.


속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놀란 심장은 전에 없던 힘과 속도로 피를 흘려보내고, 뇌와 소화기관에 사용되던 대부분의 에너지는 달리기에 맞춰 근육을 움직이는데 사용된다. 덕분에 달리는 동안에는 복잡한 생각과 뒤엉킨 마음이 풀리고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가장 원시적인 움직임을 통해 우리의 희열은 극에 달할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은 달리고 있다. 지구는 태어난 순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태양 주변을 돌아 달리고, 태양은 강렬하고 준엄한 햇살을 이 땅 곳곳에 내뿌린다. 골짜기 깊은 곳에서 내달린 바람은 들판을 가로지르고, 파도는 해변을 향해 겁 없이 달려들고 장렬히 부서진다. 달리는 모든 것들은 살아있는 증거이자 역사이다. 그 속에서 나 또한 달리고 있다. 너 또한 함께 달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른 아침부터 달리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오늘도 삶의 기록을 써 내려가는 모든 것들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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