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의 첫 전화 영어 선생님은 필리핀 여성이었다.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수업 전화를 잘 안 받지 않았고 교재도 보는 둥 마는 둥 했지만, 그녀와 통화를 하면 내가 푸념하듯 맨날 하던 말이 있었다. 그것은 ‘Teacher, I’m lonely!’ 선생님, 나 외로워요! 였다.
그녀와 통화만 하면 내 속에 있는 말을 다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아주 멀리에 있고 나를 판단하거나 조롱하지 않을 테니까. 웃으면서 내 투정을 들어주던 그녀가 내게 해 준 조언은 아직까지 내 머릿속에서 잊히지가 않는다.
‘Stay as beautiful as you always are, wait calmly then I'm so sure you will meet a good man.’
-너의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답게 차분히 기다리다 보면, 곧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내 얼굴도 모르고 바다 멀리 사는 외국 선생님의 한 마디가 그 시절 내게 참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 마닐라에 비행 와서 네일숍에 갔는데 나를 케어해 주시던 분이 내 반지를 보고 물었다. 반지가 너무 예쁘다고. 사람들의 시선이 내 손에 쏠리자 나는 부끄러워서 이렇게 말했다.
‘But my diamond is so small! I want a bigger one!’
-그렇지만 내 다이아는 너무 작아요! 나는 더 큰 다이아를 원해요!
여기서 그녀의 명언이 터졌다.
‘the size is not important as long as he has a big heart!’
-다이아몬드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지! 그가 큰 심장을 가지고 있다면!
때로는 시기적절하게 내 마음에 꽂히는 위로가 있다는 것도 큰 축복 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