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비행 가서 가방에 쌀, 라면, 김치 가득 담아 뿌듯하게 돌아오던 내 젊은 날,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지 에미레이츠로 돌아오는 건지 헷갈리던 나날들,
덥지만 눈 부신 햇살과 모래가 있는 이곳이 나는 참 좋았다.
한국의 사계절이 그립지 않을 만큼 이 변덕 없는 날씨는 매일 나를 뜨겁게 잡아주었다.
끝이 보인 달까.
이 여행의 끝이.
더 마음이 즐겁지 못하고
내 몸 짝만 한 짐들을 끌고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듯하다.
채비해야겠다.
나는 이 여행을 잘 마무리할 채비를 해야 한다.
내가 이 여행의 시작을 준비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