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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30. 2020

거울


많은 얼굴들이 나를 스쳐간다. 어쩌면 그 사람들은 색깔 하나, 표정 하나를 내게 묻히고 떠난다.

내게 영향을 준 사람을 말하라면 모두 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아침에 마주쳤던 청소부 아저씨부터, 비행기에서 만난 퍼스트 클래스를 타던 여행자까지...


수많은 눈빛들이 있다.


불안한 눈동자, 걱정으로 가득한 눈동자, 감정하나 담기지 않던 눈동자, 술에 취한 눈동자, 어린아이의 맑은 눈동자, 갈구하는 눈동자, 친절한 눈동자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마치 거울인 듯 나도 당신과 똑같은 눈동자를 하고 있다.

어리석게도 나는 사람들의 모든 모습을 여과 없이 흡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불안하면 나도 그러하다.

당신이 행복하면 그 눈동자에서 내 행복도 보인다.


알수록 어렵다.

분명 상대하기 힘든 얼굴이 있다. 감히 그 삶이 얼굴에 비치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의 마음을 갖는 나 자신 때문에 더 힘들다.


내가 지금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행복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행복한 사람들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행복을 멀리서만 바라보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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