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ur Oct 26. 2020

인플루언서


휴대폰에서 인스타그램을 지우다 다시 깔기는 반복, 결국 지워버렸다. 그곳에서 살아가는데 이로운 정보, 세상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로운 정보들만 골라서 좋은 영향만을 가려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필터 되지 않은 그 정보의 바다와 함께 살아가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나 연약하다는 것을, 마치 구멍이 숭숭 뚫린 곳에 나 홀로 방치된 느낌을 받았다.


옷을 거의 다 벗은 사람들은 인터넷 상 무명의 사람들에게 윙크하며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다.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그 화려한 사람들은 실제로 나를 포함 불특정 다수에게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몸매와 피부를 자랑하고 화면 속에 키스를 날리는 그들은 적어도 내 정신건강에 절대로 이롭지 않았다. 서로가 가진 것을 뽐내고 박스 포장지를  벗기며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르는 그들이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것을 부추기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들은 자신 개인의 삶을 인터넷상에 혹은 대중에 드러냈을 때 자연스레 보상이 따르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내 하루, 내가 먹은 것, 내가 입는 것, 내가 산 것, 내 결혼생활 전반에 걸쳐 더욱 은밀하고 자극적인 사생활이 보였을 때 더 큰 관심과 보상이 따른다.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는 자연스럽게 과한 연출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곧 도미노 현상처럼 주변 모두를 넘어뜨릴 수 있음을 본다.

작가의 이전글 On the right trac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