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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현 Jun 05. 2018

입대

입대


그렇게 현관을 나서는,

아들의 짧은 머리칼에서는 왜인지

유분가득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괜찮기는 뭣이 괜찮으니,

멍투성이 같은 얼굴을 하고선.

차라리 떼쓰며 울어버릴 일이지.


아들의 못생긴 뒷통수가 멀어져 간다.

엄만 버스타는데까지만 따라 나갈게.

애도 참,

왜 이럴때만 젠체를 해대는지..


잘다녀와.

흔하지만 처음 겪는 멀어짐.

정말 괜찮으니? 나는 괜찮아.

떠나는 버스 뒷 차창에서,

남아 손흔드는 내 모습에서

영화같은 실루엣을 보게 될거야.


아들,

아마 오늘 밤은 힘들거야.

너도, 그리고 나도.

안그래도 덥고 습하다는데.

잠도 잘 못잔다는데


떠난 품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데.

니가 증발해버린 요람에도

아직 고운 젖내나는데.


생때같은 내 새끼,

건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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