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집어삼키는 숏츠

짧은 영상 대신 얇은 책 한 권

by 지연

지하철만 타면 모두가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나라.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다. 숏폼 콘텐츠가 나오면서 더욱 심해지는 듯하다. 마치 숏츠가 우리들의 삶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아 걱정스럽다.


매일 출근길마다 30분씩 책을 읽는 나도 점점 책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손이 간다. 요즘 자극적이고 짧은 영상에만 익숙해지다 보니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집중하기 어렵다. 가독성이 좋다고 유명한 책을 봐도 마찬가지다. 작년에는 못해도 한 달에 책 2-3권은 읽었는데, 요즘은 한 권도 못 읽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 가져온 책을 한 페이지라도 봐야 할 것 같아 책을 들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지하철에서도 당연히 모두가 한국처럼 핸드폰을 하며 출근할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상당수가 휴대폰 대신 손바닥만한 책을 읽고 있었다. 도착한 스타벅스에서도 손님들 대부분이 독서에 몰입하고 있었다. 아마 출근 전에 읽다가 사무실로 올라가는 듯했다. 이웃국가이데도 너무나 다른 모습에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디지털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일까. 글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해져 독서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긴 호흡으로 즐겨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독서의 묘미를 놓쳐버리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다시 책을 펼쳐본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숏츠를 보는 대신 얇고 재밌다는 책 하나를 골라 읽기 시작했다. 물론 숏츠의 유혹에 저항하기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내용이 지루하면 숏츠를 클릭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꾹 참고 읽다 보니 스토리가 흥미로워지는 구간까지 다다랐다. 그 이후부터는 뒷내용이 궁금해서 점점 책에 손이 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숏츠 중독으로 쌓인 뇌의 피로도도 줄어들고 정신도 더 또렷해진 기분이 든다. 짧은 콘텐츠가 대세인 시대지만, 가끔은 아날로그 시대로 역행하면서 균형을 맞춰갈 필요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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