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남편에게 통보했다."나 한국행 티켓 끊었어"
올해 쉰넷의 나는 건강검진을 핑계로 엄마를 보러 왔다!
집에서는 조그마한 일에도 쿡쿡 쑤시던 골반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엄마의 건강한 아침을 함께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가고 있다.
볼일 보고 늦게 귀가한 며칠 전엔 " 나도 누군가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게 설레더라"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울었다... 엄마는 벌써부터 내가 돌아갈 날을 카운트하며 마음이 서늘해진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랑에서 우위에 서 본 적이 없다. 엄마에게 나는 항상 갑이다.
주기만 하던 내 사랑을 거슬러 내리사랑을 한껏 받으니 죽어가던 피부에도 빛이 나고 매 끼니 밥 걱정은 엄마가 하고 있으니 나는 이제 배가 쿡쿡 쑤시지도 않는다.
엄마는 단단한 사람이다. 아니 이었다...
이제 보니 모진 풍파 겪으며 살아온 안쓰러운 여인이다. 이젠 다 닳은 무릎 연골 탓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디폴트값이고 손등은 구겨진 종이 같다.
직접 만나보니 이젠 엄마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음이 나를 슬프게 한다...
곧 떠나야 하는데 엄마 마음에 남을 바위만 한 허전함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엄마에게서 나를 보고 나에게서 내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
어디선가 많이 봤던 이 메모가 참 와닿는 날이다.
19살 이 집을 나가고 싶어
25살 엄마가 말한 대로였어
35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50살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아
70살 엄마가 돌아온다면 모든 것을 잃어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