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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Dec 30. 2023

바이러스 X - 김진명 [독서후기/도서서평]

치사율 100%, 출현과 동시에 인류 멸종! 바이러스 X는 어디까지 왔나


네, 제가 앞서 다른 소설의 후기에서도 말씀을 드린 바가 있는 것처럼, 제가 무척이나 애정하는 작가님인 김진명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한동안 김진명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제목을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한 소설이었습니다. 책의 출간은 2020년 11월로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코로나가 발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코로나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작가님은 언제나 그렇듯 그 속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서 저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을 만큼의 전문적인 내용들 뿐만 아니라, 이를 독자들이 너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풀어가는 작가님의 능력은 정말이지 압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데요.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치밀한 격리 조치가 시행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에서 온 한 남자가 격리 수용을 거부하며 병리의사를 불러 달라 요구합니다. 그의 이름은 이정한. 그리고 그를 만나러 온 병리의인 조연수에게 바이러스가 3만 바이트짜리 데이터이며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으니 이 사실을 한국기업에 알리고 3개월 후에는 전 세계에 공표하라 당부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의 말에 혼란을 겪던 연수는 선배의 조언을 받고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NEJM》에 그에 관한 에세이를 써 보내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에세이는 전 세계 의료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되죠. 이어서 그녀는 저명한 국제 의사 단체인 ‘정치없는의사회’의 수장 스미드클라인의 의뢰에 따라 인도에 가서 중국이 코비드 19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를 입수하여 제출하지만 귀국길에 뉴욕 공항에서 FBI에 산업스파이 혐의로 연행되어 신문을 받던 연수는 정한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정한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솔크연구소에서 연수로 하여금 신종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데요. 이러한 연구 끝에 조연수는 새로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최고의 전파력을 가진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치사율 100%인 광견병 바이러스의 합성인 것을, 다시 말해 바이러스 X를 밝혀냅니다. 하지만 국가차원의 문제에 마주하게 되고, 중국의 시진핑은 제2의 팬데믹을 방조하고 북한의 김여정을 움직여 대한민국을 흔들 음모를 세우게 되죠.


위에서 소개해드린 소설의 내용처럼 이 책은 어쩌면 너무나도 COVID 19와 닮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김진명 작가님의 소설이 그러하듯 국가의 이름,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도 실제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 책에서는 여전히 COVID의 책임소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고,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대한 의혹이 아직 전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중국의 시진핑이 제2의 팬데믹을 방조한다는 내용은 어떻게 써내려 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 내용이 출판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아마도 중국에서는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역시나 명불허전 김진명표 소설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이슈를 소재로 하며,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절묘하게 엮어놓은 김진명만의 소설 속 세계. 그리고 그의 가치. 누군가는 여전히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키게 하는 책이라며, 이런 책 때문에 현실이 왜곡되고 현실과 가상이 구분되지 않게 된다고 쓴소리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소설의 힘을 믿기에, 그리고 소설을 읽는 독자들의 힘을 믿기에, 그렇게 책 하나로 인해서 현실이 왜곡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쓴소리가 바로 김진명 작가의 힘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전히 김진명 "호"의 입장에서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기에, 김진명 "불호"파님들은 감안하고 너그럽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책에서 정한은 연수에게, 인도에서 중국이 코비드 19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를 입수하고 이를 두고 흔들리는 연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틀린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이 세상에 맞는 것은 없어요. 오늘 맞는 게 내일은 틀리기 마련입니다. 주장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라고 말이죠. 이 이야기는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여러가지 현실 속 세계에서도 필요한 문장인 것 같아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배경이 된 현실의 COVID 팬데믹에 대해서도, 이 문장처럼, 누군가가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에서, 과감한 결정을 하였다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하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김진명 작가님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읽지 못한 김진명 님의 소설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김진명 작가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부족한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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