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금요일
주중 기록이어야 할 두 번째 체크였지만, 이번 주는 주말 같은 리듬으로 흘러갔다. 독일의 10월 3일은 휴일이다. 휴일 전날에는 한 잔쯤 마셔주는 것이 또 국룰아닌가? 그래서 마셨다. 그리고 다시 기록을 남긴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목요일. 전날 장을 보며 가공육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카트에 담은 게 있다. 바로 슈니첼, 돈가스였다. “아침에 밥이랑 먹으면 괜찮겠지. 브리또에 소시지 대신 넣으면 되잖아.” 스스로를 그렇게 합리화했다. 그리고 아침에 그대로 실행했다. 돈가스 두 장과 밥 180그램. 한 장당 약 100Kcal니까, 아침으로 670Kcal.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다른 반찬이 없었으니까. 점심은 와이프와 집에서 먹었다. 아이 없이 둘이서 오랜만에 마주한 식사였다. 가볍지만 무겁게, 삼겹살과 불닭볶음면을 함께 먹었다. 당면사리까지 넣었으니 말 다 했다. 콜리플라워를 곁들였지만 의미는 없었다. 1,200Kcal. 역시 면과 삼겹살의 조합은 국룰이자 재앙이다. 맛있는 건 언제나 문제를 동반하는 법이다. 오전엔 마키야토와 젤리를, 오후엔 어학수업을 가며 빵과 우유를, 밤에는 남은 돈가스에 진콕을 마셨다. 결국 3,260Kcal. 목표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왜 이렇게 쉽게 합리화를 하는 걸까?
그리고 금요일. 종교개혁 기념일. 휴일이다. 아침은 밀빵에 누텔라와 크림치즈를 얹어 가볍게 먹었다. 하지만 칼로리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어제의 돈가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600Kcal. 그래도 집에 있으면 간식이 확연히 줄어든다. 이어서 점심은 돼지고기 간고기와 시금치로 만든 덮밥이었다. 간장, 두반장, 굴소스를 넣었더니 칼로리가 예상보다 높았다. 730Kcal. 저녁은 같은 메뉴를 조금 덜 먹었다. 700Kcal. 그리고 또 한 잔. 라볶이와 진콕. 요즘은 토닉 대신 콜라 라이트로 타지만, 이런 미세한 절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괜히 신경이 쓰인다.
결국 이틀간의 합산은 목요일 3,260Kcal 금요일 2,580Kcal이다. 저녁에 같은 술을 마셨는데도 700Kcal의 차이가 났다. 이유는 간식이었다. 마키야토, 젤리, 빵, 우유를 먹은 날과 아무것도 먹지 않은 날의 차이. 단순하고 명확했다.
많이 걸었던 목요일조차 소모 칼로리로는 상쇄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록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초과였다. 207킬로칼로리 오바. 금요일 역시 소모와 섭취가 거의 동일했다. 기록표에는 목표 달성일을 색으로 표시해 둔다. 첫 주의 결과는 참담했다. 다섯 번의 기록 중 목표를 달성한 날은 단 하루였다. 그리고 하루는 초과였다.
이쯤 되니 현타가 온다.
“나는 이 기록을 왜 하고 있는 걸까?”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말하면서 실천은 하지 않고, 다이어트 책만 읽는 사람 같다. 『다이어트의 정석』의 저자 수피님이 말했다. “실천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효과가 없다.” 결국 실행, 다시 말해 ‘움직임’이 없으면 모든 계획은 기록일 뿐이다.
첫 주의 가장 큰 반성은 이것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록만 하고, 작은 습관 하나도 조절하지 못하는 나를 보는 것. 그것이 진짜 문제였다. 그래서 몸무게도, 마음도 그대로였다.
. 계속 이렇게 살 거야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