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주중, 기록이 사라진 주말.
목요일에 장모님과 처남이 열흘 남짓 머무르기 위해 도착하셨다. 한국에서 독일까지. 사연이 많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그 먼 길 끝의 반가운 얼굴들, 우리는 함께 즐기기로 했다. 평소에는 잘하지 않던 외식이 늘었고, 저녁시간을 함께 길게 보냈고, 주말엔 여행을 다녀오며 기록이 느슨해졌다. 목표했던 계획은 다소 어긋났지만, 이 소중한 시간을 온전히 누리기로 했다.
도착 전 목요일까지의 기록은 명확하다. 주중 나흘의 총 섭취칼로리는 2,110kcal, 2,440kcal, 2,870kcal, 2,200kcal로, 하루하루가 평소와 다름이 없었지만 700kcal 안팎의 편차가 생겼다. 가장 낮은 월요일과 가장 높은 수요일을 나란히 놓고 보면 원인은 역시 간식이었다. 점심 도시락을 챙기지 못해 인스턴트 파스타로 대체하면서 ‘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바나나우유와 초코과자를 더해 오전, 오후로 나누어 먹었고, 그 두 가지가 합쳐서 약 1,000kcal를 만들었다.
아침, 점심, 저녁의 평균은 각각 455kcal, 620kcal, 790kcal로 집계되었고, 나는 여전히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평일에 와이프와 마주 앉는 유일한 한 끼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점심 도시락에서 칼로리를 낮추는 방법을 찾고, 무엇보다 혼자 먹는 간식을 끊어내는 것이 빠른 변화라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많이 줄였다. 스스로 조금은 대견하다 칭찬해주고 싶다.
장모님과 처남이 도착한 뒤 사흘은 기록이 비었다. 금요일 점심엔 식당에서 커다란 슈니첼을 맥주와 함께 먹었고, 저녁엔 처남과 또 맥주를 한 잔 했다.
주말의 쾰른 여행에서는 식사시간이 불규칙해졌고, 매 끼니가 외식이었다. 첫날부터 독일식 족발인 학세도 먹었고, 피자, 파스타 등등 다양하게 함께 즐겼고, 맥주도 빠질 수 없었다. 여행의 리듬이 식사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여행 둘째 날은 아침부터 호텔 조식으로 시작해 점심은 베트남 쌀국수에 분짜와 새우튀김까지 함께 먹었으니 맛이 늘어나는 만큼 칼로리도 늘어났다.
이렇게 여러 가지 핑곗거리는 많지만 기록을 놓친 건 분명한 내 몫이다. 다음 주말까지 함께 지낼 예정이니, 다음 주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만은 남겨둔다.
하지만 이동칼로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이동칼로리 958kcal, 총 소모열량은 평균 2,858kcal(기초대사량 1,900kcal + 이동 958kcal)로, ‘하루 2,800kcal 소모’라는 목표를 평균적으로 지켜냈다. 지난주 대비 하루 평균 약 75kcal를 더 태운 것이다. 아마 그 덕분일 것이다. 주말 내내 배부르게 먹고 외식이 많았음에도 체중은 지난 일요일 97.3kg에서 오늘 96.8kg으로 내려왔다. 주중 체중도 거의 매일 97.0kg 아래로 유지되었고, 무엇보다 변동폭이 줄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감량의 선은 빠르게 꺾이지 않는다. 서서히, 완만하게 기울어진다. 다만 저녁을 과하게 먹거나 간식이 끼어든 다음 날엔 그래프가 즉시 반응하는 것은 아직은 어쩔 수 없다. 매일 같은 수치를 만들 순 없을 테니까. 하지만 완만한 하강과 좁은 변동폭. 이 두 가지를 의식하며 다음 주도 살아보려 한다.
어느덧 첫 한 달의 절반을 지났고, 아직 ‘드라마틱’이라는 단어를 꺼낼 수는 없지만, 이 한 달과 다음 한 달을 성실히 채우면, 내년 시작되는 STEP 2는 단순한 ‘결심’을 넘어 ‘변화’가 기록될 것이다.
가족과 오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숫자와 시간을 남긴다. 이것이야말로 내 다이어트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