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2-1 작은 것에서 큰 변화로 4주차 #1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by 꽉형 헤어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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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처남의 독일 방문 2주차다. 지난주 목요일에 도착하셨고, 주말을 함께 보냈으니 이번 주가 실질적인 첫 주이자 마지막 주가 된다. 일요일에는 아이슬란드로 짧은 여행을 더 다녀오신 뒤 한국으로 돌아가시기로 했으니까.

연초에 아기 돌을 맞아 한국에 다녀왔고, 여름에는 어린이집 방학에 맞춰 휴가를 이미 써버려 올해 남아 있는 휴가가 하루도 없었다. 그래서 주중에 함께 여행을 붙이지는 못했다.


함께 여행을 하는 등 이벤트가 없었던 주중의 시간. 평소와 달라진 건 단 하나, 아침이었다. 출근을 앞둔 아침이 늘 한식으로 시작됐다. 한식이라고 부르기에도 조금은 수수한 조합이었지만, 쌀밥에 콩자반과 대구포, 김치 같은 반찬을 곁들이고, 미역국이나 콩나물국, 계란국 같은 국을 가볍게 더해 먹었다. 대충 때우거나 아예 거르던 아침, 혹은 마트에서 빵을 집어 들던 아침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식탁에 밥과 국이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루의 시작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나는 그제야 새삼스럽게 배웠다.

쌀밥을 200g 안팎으로 먹어도 반찬과 국을 소량으로 곁들이니 아침은 400Kcal 전후에 머물렀다. 수치만 보면 평소와 극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체감은 달랐다. 밥을 먹고 출근한 날의 오전은 포만감이 오래 남아있었다. 독일살이 10년 차에도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왜 살아남았는지, 점심시간까지 든든하게 버티는 몸의 느낌이 먼저 알려줬다. 덕분에 오전 간식이 거의 사라졌다. 점심은 여전히 인스턴트 파스타나 독일식 볶음밥처럼 간단한 것으로 때웠기에 오후 간식이 아주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간식의 횟수도 무게도 확연히 줄었다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저녁이었다. 저녁은 한식으로 더 거하게 먹는 날이 많았고, 무엇보다 일관성이 어려웠다. 곤드레밥에 배추된장국을 먹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비빔밥, 어떤 날은 소고기를 구워 먹고, 또 어떤 날은 떡만둣국으로 마무리했다. 꽤나 묵직한 한식의 저녁상을 채웠다. 특히 화요일에는 어학수업을 가면서 피데를 하나 사 먹고, 밤 9시 귀가 후 비빔밥을 한 번 더 먹는 과식으로 이어졌다. 기록이 한 달을 넘어가도 저녁은 여전히 가장 흔들리는 지점이다. 하루의 끝에서 허기를 통제하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걸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번 주는 수치가 꽤 이상적이었다. 아침을 한식으로 가볍게, 점심은 인스턴트로 단순하게, 저녁은 한식으로 든든하게 먹는 흐름이 만들어지면서 하루 평균 섭취가 2,290Kcal 근처로 내려왔다. 화요일처럼 저녁에만 1,400Kcal 가까이 몰아먹은 날이 없었다면 더 반듯한 주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수치만으로도 마음에 든다. 평균 이동칼로리는 목표치 900Kcal에 약간 못 미쳤고, 총 소모 역시 2,800Kcal에 완벽히 닿지는 못했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다. 2,300Kcal 정도를 먹고, 2,800Kcal에 가까운 에너지를 쓰는 패턴. 아직 완벽하지는 않아도, 지금까지의 기록 중 가장 ‘이상적인 모양’에 가까운 주였다.


그래서인지 몸무게도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보여줬다. 97kg 아래로 내려간 체중은 다시 97을 넘지 않았고, 96.5kg이라는 이번 기록의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숫자가 크지 않아도, 그래프의 방향이 조금 더 분명해지는 순간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주의 기록은 평소와는 다른 리듬 때문에 어딘가 엉망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도시락을 싸지 못해 인스턴트로 점심을 때웠고, 한식 중심의 식탁이라는 낯선 리듬이 하루를 흔들었으니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분명한 성과가 하나 있다. 크루아상이나 소시지빵처럼 칼로리는 높고 포만감은 약했던 ‘빵의 루틴’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습관이 목에 매달린 줄도 모르고 살았는데, 어느 날은 밥이 그 자리를 조용히 채웠고, 그 순간부터 하루의 모양이 달라졌다.

이렇게 변화한 습관이 눈에 보인다는 건, 기록을 계속할 이유가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말 기록에서 큰 반전이 없더라도, 혹은 다음 주에 다시 흔들리더라도, 나는 이 기간이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어쩌면 다이어트의 진짜 성과는 체중계의 숫자보다 먼저, 식탁 위의 습관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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