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 시작. 약속이 한가득이다. 칼로리가 널뛴다.
연말 휴가가 시작되었다. 지난 주말부터 1월 초까지, 주말을 포함해 총 16일. 고작 6일의 휴가를 사용하고도 이렇게 긴 연휴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도 유럽살이의 큰 장점이다. 다만 연말이 되니 즐거움만큼이나 칼로리의 변수도 함께 늘어났다. 12월 말 목표를 감량이 아닌 유지로 잡아둔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이번 주를 지나며 새삼 느끼게 된다.
이번 주 아침은 거의 늘 같은 풍경이었다. 호밀빵과 커피. 여기에 크림치즈나 슬라이스 치즈, 과카몰리를 번갈아 곁들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호밀빵과 커피였습니다. 월요일에는 병원을 다녀오느라 아침을 거른 채 샌드위치를 하나 더 사 먹는 바람에 칼로리가 튀었지만, 일주일 평균으로 보면 아침은 390Kcal 선에서 잘 정리됐다. 생각보다 안정적인 수치다.
점심과 저녁은 한식 위주였다. 어떤 날은 가볍게, 어떤 날은 조금 신경 써서, 또 어떤 날은 정말 먹고 싶은 만큼 먹었다. 닭봉과 날개를 간장이나 매운 양념에 졸여 여러 끼를 해결했고, 애정하는 음식인 삼겹살도 연말이라는 핑계를 달고 마음껏 먹었다. 낮 동안의 간식은 거의 사라졌다. 가끔 마신 믹스커피 정도였다. 대신 문제가 된 건 밤이었다. 육퇴 후 와이프와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이 늘었고, 와이프와 아이가 잠든 뒤에는 조용히 책을 읽으며 다과를 즐기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칼로리가 크게 높지 않은 곡물 비스킷을 주로 먹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단 하루, 결정적인 날이 있었다. 베를리너 도너츠가 문제였다. 여섯 개가 들어 있는 상자를 사 왔다. 분명 입덧 중인 아내의 요청이었다. 분명 시작은 그랬는데, 결과를 보면 네 개가 내 뱃속으로 들어왔다. 도너츠 하나에 약 300Kcal. 육퇴 후 간식으로만 1,200Kcal. 다시금 느낀다. 간식, 그리고 빵. 그것이 문제다.
여기에 연말이라는 이름의 일정들이 더해졌다. 아기가 있어 약속을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세 번의 만남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당일 약속은 감기 이슈로 취소되었고, 아쉬움이 남은 나는 단톡방에 번개를 올렸다. 음악을 전공해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는 한인 지인과 다과를 나눴다. 다른 날에는 네 식구가 사는 집에 초대받아 쿠키와 차를 실컷 먹었고, 또 다른 날에는 한독 커플의 집에서 감바스와 가지 스테이크, 샐러드를 함께했다. 연말답게, 먹는 자리는 끊이지 않았다.
정리해보자. 연말 휴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삼식이’ 생활이 시작됐고, 초대가 겹치며 섭취 칼로리는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야식도 늘었고, 야식을 먹고 바로 잠드는 패턴도 생겼다. 이건 분명 다시 돌아와야 할 지점이다. 휴가가 끝나고 1월이 되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 결과, 일주일 평균 섭취 칼로리는 2,362Kcal로 마무리 되었다. 가장 많이 먹은 날은 3,100Kcal, 가장 적게 먹은 날은 1,990Kcal였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3,100Kcal를 기록한 날은 바로 그날, 도너츠 네 개를 먹은 날이다.
여기에 이동 칼로리는 확연히 줄었다. 평균 859Kcal였다. 지난주 주말, 이틀 연속 5km 조깅으로 평균 1,341Kcal를 소모하며 ‘이번엔 꾸준히 가보자’ 다짐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부상.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염증이다. 통풍 이후 내 몸은 여전히 염증과의 싸움 중이다. 요산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발등 바깥쪽에 통증이 찾아왔다. 지난 주말부터 뻐근했지만, 월요일에 확실해졌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병원이 닫히는 경우가 많아 바로 진료를 받았다. 통풍은 아니지만 염증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 이부프로펜 처방, 그리고 발 사용 최소화. 선택지는 없었다. 조깅은 중단. 16일 연휴 동안 최소 10번은 뛰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무너졌다.
그 결과, 일주일 평균 총 소모 칼로리는 2,842Kcal였다. 숫자만 보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섭취 칼로리가 달라진 상황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목표로 삼았던 ‘하루 300Kcal 이상 차이’는 여러 날 깨졌고, 가장 나쁜 날에는 오히려 섭취가 231Kcal 더 많았다. 빨간불이 켜졌다.
몸무게 역시 요동쳤다. 94kg대로 들어온 뒤 안정되던 흐름은 흔들렸고, 오늘 아침 체중은 95.2kg. 다시 95kg 아래로 내려가지 못한 채 멈췄다. 남은 사흘, 다시 수치로 내려올 수 있을까?
이번 주는 분명 쉽지 않았다. 연말 모임으로 섭취 칼로리가 늘었고, 발 통증으로 이동 칼로리는 줄었다. 두 가지가 겹치며 흐름이 무너졌다. 하지만 애초에 다이어트의 목적은 아프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몸을 해치며 숫자를 맞출 필요는 없다. 아직 발에 불편함이 남아 있다. 연말까지는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새해에 다시 정진하자.
지금은 멈춰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포기하는 시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