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Jan 18. 2019

이른 아침 큰 위로가 된 홍콩의 죽
한 그릇

호텔 예약을 할 때 아침식사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뻔하고 비슷한 호텔 조식보다 동네 음식점이 훨씬 재미있고 맛있고 값도 싸기 때문이다. 서양이라면 동네 작은 빵집이나 다이너를 갈텐데 홍콩이니, 죽집이다!


근처 맛있는 죽집을 호텔 콘시어주에게 물어서(관광객들이 아닌 현지 사람들 자주 가는) 아침 일찍 나섰다.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는 온통 중국어뿐이라 들어가도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큰 솥에서 펄펄 끓는 죽을 보니 직진.  

죽의 종류가 많은데 말이 안통하니 어쩔 수 없이 손짓발짓, 짧은 영어 단어가 오갔다. 대충 ‘쇠고기 들어간 죽’ 정도로 서로 합의본 느낌. 죽이 한 그릇씩 나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계속 무언가 더 물어보신다 하아…. 눈치로 짐작할 때 추가할 것을 물어보시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 ‘요우티아오’! 죽에 넣어 먹는 사람들이 꽤 많다. 바로 그 자리에서 튀겨내는 요우티아오이니 안 먹을 수 없다. 큰 그릇에 죽이 가득 나오고 요우티아오도 한 접시 나오고. 서양 관광객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탄수화물인 죽이나 밥에 국수나 빵처럼 또 탄수화물을 함께 먹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건 탄수화물의 은혜를 모르는 이야기. 탄수화물에 탄수화물을 더하면 ‘행복’이다. 깔끔한 흰죽 속에 가끔 등장하는 고소한 튀긴 고기, 여기에 요우티아오 한 점을 푹 적셔서 먹으니 세상 행복하다.

가게 입구에서 아저씨가 요우티아오를 열심히 튀기다 눈이 마주쳐서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숙성해 놓은 커다란 밀가루 반죽 덩어리가 놓여있고 이 반죽을 칼로 쓱쓱 썰어 포근하게 튀겨낸 후 세워서 기름기를 뺀다. 얼른 사진 찍으라고 기름솥에서 새 걸로 건져주며 웃는데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죽 한 그릇이 18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2600원 정도 되는 돈이다. 계산하고 나오다 입구 진열장에 들어있는 빵들을 보았다. 튀겨 놓은 둥근 튀김빵을 하나 사들고 먹는데 팥소를 뺀 찹쌀도넛 맛이다. 뜨거운 죽 덕분에 속 든든해졌고 땀 나기 시작했으니 식히기 위해 아이스커피 마시러! 


매거진의 이전글 옥스포드에서의 일주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