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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웨어(anywhere)’의 의미

메인 통신 #8 어디에서든, 어디에서라도

by HER Report

지인(@SangWonPark)의 페북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다.

"Sometimes you need to go outside of a box to think outside of a box."

고정관념을 깬다는 뜻의 ‘think outside of the box’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제(물리적으로) 틀 밖으로 나가볼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틀 밖으로 나오는 방법 중 하나는 익숙한 장소를 떠나 익숙하지 않은 장소를 여행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지만, 실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 글귀를 읽다가 며칠전 메인주 포틀랜드 미술관(Portland Museum of Art)에서 사온 ‘Anywhere Travel Guide’라는 카드를 떠올렸다(이런 카드류의 제품을 좋아해 종종 미술관이나 박물관 숍에서 사곤한다).


이 카드는 꼭 짐을 싸고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여행이 아니라 자신이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통해 어디에서든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1. 자신에게 좋은 영감을 준 사람을 떠올려보자. 특별한 옷 하나를 그에 대한 헌사(tribute)로서 꺼내 입어보자.


2. 따뜻한 여름날(요즘은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겠다:) 혹은 추운 겨울 저녁을 떠올리게 만드는 음료수를 마셔보자.


3. 오늘 침묵을 관찰해보자. 가능한 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내도록 해보자. 무언가를 할 때에는 조용히 하자. 이렇게 했을 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소리에 대한 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느껴보자.


4. 잠시 중지. 눈을 감자. 오늘의 날씨를 피부로 느껴보자. 더운가, 추운가? 바람이 부는가 그렇지 않은가? 오늘 날씨가 맘에 드는가? (이번 더위를 맘에 들어하는 분이 거의 없겠지만)


5. 누군가 슬픔에 잠겨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위로가 되는 장소를 생각해보자.


“관점을 바꿔야 한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 “다양성이 중요하다” “창의성이 살길이다”는 말도 많이 한다. 관점을 바꾸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삶에서 작은 실험들을 많이 해봐야 한다.


<The Small BIG>이라는 사회심리학 책을 아내와 함께 번역한 적이 있다. 원제가 굉장히 맘에 들었는데, 큰 변화를 위해서는 작은 변화가 쌓여야 하며,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있는 곳에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생각하는 방향을 바꾸는 작은 여행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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