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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6. 2018

모든 선택은 예상을 빗나가게 마련, 카스가호텔

내게는 정말 고민인 숙소여

호텔 예약 사이트로 예약한 숙소는 카스가(春日)호텔. 나라에 1-2일 짧게 머물 예정이어서 대충 정했는데 호텔 로비에 도착하니 아차 싶었다. 생각과 너무 다른 분위기. 나라 특산물 매장을 벌여 놓은 듯한 로비, 동네 주민들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오래 되고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다른 데에는 지극히 무던한 H는 숙소만은 까다로운데 어쩌나... 이제와 취소할 수도 없으니 일단 체크인.


방에 들어왔더니, 다행이다. 일단 방이 꽤 넓다. 직원이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말차에 나라 화과자를 웰컴 드링크&푸드로 가져다 준다. 바로 기분이 좋아졌고 “이 정도면 괜찮네”로 반응 바뀌었다. 온천이 아닌 수돗물을 데워 사용하는 카스가 호텔 대욕장은 아쉬웠지만 나름 노천탕 분위기를 냈고 관광명소와 시장가, 버스와 기차역에서 가까운 것은 장점. 고급스럽다 할 수는 없지만 푸근하다. 세련되고 정확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직원들이 친근하고 정겹다. 


나라에 더 오래 머물기로 결정하며 숙박을 연장하려 했더니, 연말 성수기라 예약이 다 찼다고 한다. 사람 마음이 어찌나 간사한지 그 말을 듣고 나니 이상하게 이곳에 더 머무르고 싶어졌다. 예전에는 잘 나갔는데 조금씩 퇴락해가는 옛날 부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괜히 애틋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Her Report에서는 추천할 만한 곳만 소개하고 있는데 이곳은 정말 반반이라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고민이다.  


여행 연장을 위해 여기저기 숙소를 알아보는데 다들 예약이 꽉 차서 한참 고생 끝에 새로 지었다는 호텔에 간신히 방을 얻었다. 방은 트렁크 펴기 힘들 만큼 좁은데 시설은 크게 나무랄 수 없을 듯하고 나름 온천수를 이용한 대욕장도 있다. 일본어보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공용어로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단체관광객이 오가는 곳이다. 이곳 역시 추천 여부는 반반. 가격이 비싸지 않고 교통도 편하지만 마음을 끄는 뭔가는 없으니... 역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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