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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8

100년 넘게 나라를 지켜온 이 도시의 상징, 나라호텔

나라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이곳 때문에

1909년 문을 연 나라호텔. 일본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건물과 공원처럼 넓은 부지 덕에 나라 최고의 호텔로 인정받는다. 오드리 헵번 같은 셀러브리티나 일황가 가족들 등이 나라를 오면 당연히 이 호텔에 머물렀다고 한다. 오래된 호텔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 예약하려 했지만 이미 객실이 다 차있어서 아쉽게도 잠시 들러 차 한 잔 마시며 구경만.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라 주위가 조용하다. 취향에 따라서는 호감이 갈릴 지도 모른다. 내부는 화려하지 않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지 애써 감추거나 가리지 않는다. 이곳을 찾는 투숙객 역시 이런 부분을 즐기러 온다. 붉은 카펫이 깔리고 오래된 가구가 놓인 고풍스러운 로비를 지나 30년도 넘은 찻잔에 옛날식 코코아를 마시다 보니 앨리스처럼 이상한 나라로 온 것 같다. 

메인다이닝룸에서는 창 넘어로 고후쿠지 오층탑이 보인다. 객실은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한데 언젠가 가볼 수 있지 않을까. 나라에 다시 갈 이유 중 하나다. 100년 동안의 역사를 그대로 지켜가는 이런 호텔이 서울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오래되어서 퇴색하고 삐걱거라고 조금 촌스럽고 불편한 호텔을 우리는, 나는 과연 소중히 여겨 비싼 값을 치루면서도 열심히 찾아가 이용했을까?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가 없었다. 우리에게 오랜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호텔이 남아있지 않은 것도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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