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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5. 2019

드라이브 쓰루(Drive Thru)의 추억

 목공소 가는 길에 가끔씩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셀프 주유소, 그리고 거기에 딸린 드라이브 쓰루 맥도날드입니다:) 드라이브 쓰루에 가끔 들러 맥머핀과 따뜻한 커피, 때론 햄버거와 콜라를 시키는 것은 결코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 일종의 추억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90년대 미국에 유학을 가서 하얀색 중고차를 하나 샀습니다. 차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드라이브 쓰루 맥도날드를 발견하고는 차를 세우고 들어가서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 함 해보겠다고 안되는 영어 써가면서 차 안에서 주문을 하고 봉지에 싸인 햄버거와 콜라를 받아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씩 드라이브 쓰루를 이용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오늘 목공소 가는 길에 가본 드라이브 쓰루에서도 창문을 내리고 목을 내밀고 마이크에 대고 주문을 하고, 다시 차를 몰아 몇 미터 전진한 후, 돈을 내고, 마지막으로 코너를 돌아 햄버거와 콜라를 집어서 맥도날드를 떠났습니다. 사실 레스토랑 안에서도 교양있게 햄버거 먹기 힘든데, 운전하며 햄버거 먹기란 거의 묘기에 가깝습니다:) 바쁘지도 않은 일정에 드라이브 쓰루를 가는 것은 살짝 낯선 과정을 즐기는 심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입니다. 저도 되도록 패스트푸드는 안 먹으려하지만, 제게 하나의 추억이 되어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목공소 가는 길에 가끔씩은 옆으로 새서 드라이브 쓰루에서 혼자 폼내며 햄버거를 주문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p.s.
그런데 말입니다. 최초의 드라이브 쓰루는 언제 생겨났을까요? 타임社에서 발행하는 머니(Money)지는 2014년 10월 8일에 “10 Things You Didn’t Know About the Fast Food Drive-Thru” (Brad Tuttle 기자)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는데요. 이 기사에 나온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


1) 첫번째 드라이브 쓰루가 선을 보인 것은 1947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Red’s Giant Hamburg이라는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은 1984년 문을 닫아서, 가장 오래동안 오픈하고 있는 드라이브 쓰루 레스토랑은 1948년 문을 LA에서 문을 연 In-N Out Burger라고 합니다.


2) 스타벅스도 드라이브 쓰루를?: 미국내에서는 최근 문을 연 스타벅스의 40%가 드라이브 쓰루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 CFO인 Troy Alstead에 따르면 향후에는 새로 오픈하는 스타벅스의 60%가 드라이브 쓰루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하네요.


3)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내에서는 드라이브 쓰루의 서비스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한 가지 문제라고 하는데요. 빠르게는 173초에서 203초까지라고 하는데, 그래봐야 3분 내외인데…아무리 패스트 레스토랑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현대인들이 조급해진 것은 사실인가 봅니다. 한국내에서 제 경험으로는 드라이브 쓰루를 하면서 앞에서 차가 기다리고 있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제가 가는 곳이 한가한 곳이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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