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다녀오시면 무엇을 제일 먼저 드십니까?
2주가 넘는 출장 동안 동양음식은 거의 먹지 못하다가 돌아오면서 아내에게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첫 식사로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정말 두툼한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와 통통한 계란말이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윤기 나는 밥과 함께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고등학교때 짝이었던 친구와 짜장면, 탕수육을 먹으러 갔습니다. 40년을 먹어도 늘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 어떻게 이런 음식이 가능할까요? 앞으로 40년 동안도 질리지 않을 음식입니다.
며칠 지나서는 태극당 제과를 지나다가 찹쌀 모나카 아이스크림과 사라다빵을 사다 먹었습니다. 태극당 홈페이지를 보면 모나카 아이스크림이 처음 나온 것이 1947년, 사라다빵이 75년이라니…아이스크림은 70년 가까이 되었고, 사라다빵은 40년이 넘었습니다. 독일제과, 뉴욕제과 등도 어린 시절 가보던 빵집이었지요.
먼 곳에서 어느 순간 생각나는 것은 비싸고 이국적인 음식이 아니라 익숙하고 평범한, 가까이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이런 음식들, 그리고 1946년 설립되어 70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빵집은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장치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음식, 장소 등이 잘 보존되고 장사도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