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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05. 2019

고객 만족 설문지 만들기

“호텔에 머무르시는 동안 문제점이나 이슈가 있었나요? –

1) 있었습니다 2) 없었습니다”


긍정탐구(Appreciative Inquiry) 과정을 듣는 동안 머물렀던 클리브랜드 내의 유일한 부티크 호텔 Glidden House에 놓여있던 설문지입니다. 학교 캠퍼스 내에 위치해 있어서 강의실은 걸어서 불과 2분, 5분 거리에는 클리브랜드 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과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Cleveland)을 비롯해 Trentina, L’albatros 식당 등이 있습니다. 1910년에 지어진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한 때는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심리학과와 법대부속 건물로 쓰였다가 1989년에 부티크 호텔로 거듭나게 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긍정탐구를 배우면서 이 설문지를 접해서인지 우리가 얼마나 문제 중심의 사고에 매몰되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사례를 놓고 토론했습니다. 아이가 받아온 성적이 A, A, C, F라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어요? 수업시간에 파악한 바로는 부모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슷한 점이 있더군요. “너 왜 이 과목은 F를 받아왔니?”smile 이모티콘 사람들은 문제점에 더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긍정탐구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라기보다는 부정적 사고와 긍정적 사고의 균형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이라는 패러다임을 갖고 오늘도 일을 합니다.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익숙한 사고의 프로세스는 1) 문제를 정의한다 (problem) — 2) 근본 원인(root cause)을 찾는다 — 3)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찾는다(brainstorm) — 4) 계획을 한다(action plan)입니다. 이런 익숙한 사고방식의 밑바닥에는 조직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긍정탐구는 조직이 가장 잘 기능할 때의 장면과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런 장점들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를 찾지요. 문제해결이 마이너스 영역에서 사고한다면, 긍정탐구는 플러스 영역의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긍정탐구의 시각에서 보면 이 설문지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고객에게 문제점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게 하고, 긍정적 경험을 탐구하게 만드는 질문은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지요. 또 문제점이나 이슈를 묻는 것이 아니라 “향후 우리 호텔에서 좀 더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 것도 좋겠지요.
살수록, 일을 할 수록 균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적 사고와 함께 ‘밝은 면’도 찾아내고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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