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샵(workshop)이란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업 등에서 소수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단순한 강의라기보다는 기술이나 방법을 배우는 자리를 말합니다(a class or series of classes in which a small group of people learn the methods and skills). 제 기억이 맞다면 처음 고객사를 위한 워크샵을 진행했던 것이 1999년인데 그 이후 지금까지 주로 기업 고객들과 이러한 워크샵을 수도 없이 많이 진행해왔습니다. 내일부터도 삼일간 워크샵이 있어 사무실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워크샵은 ‘소프트웨어’로서의 워크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년 전부터 마음속에 ‘하드웨어’로서의 워크샵을 갖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워크샵의 또 다른 의미이자 더 원초적 의미라고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공간(a place where things are made or repaired)입니다. 2013년 <쿨하게 생존하라>를 쓰면서 저자 소개에도 ‘목공소를 오픈하는 꿈’에 대해서 적어 놓은 적이 있었지요.
드디어 2016년 5월 작지만 뜻있는 저만의 목공작업실을 갖게 되었습니다. 2006년부터 다녔던 목공소 삼층입니다. 비록 작업대 하나 놓여있지만 마음 놓고 망치질과 대패질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그 바로 옆 글을 쓰고 업무를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고객과의 미팅 등의 업무는 기존 사무실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계속 하게 됩니다). 그 동안은 컴퓨터를 놓고 일을 하는 공간과 목공작업 공간이 서로 떨어져 있어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이제는 두 가지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제게는 가장 큰 의미를 지닙니다. 매일 망치질이나 톱질을 1시간만이라도 해야 하는데 공간이 없다보니 목공기술이 느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김정운씨가 게슈탈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람, 공간, 관심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제 제가 일하는 공간에 변화가 생기면서 제 삶이 어떻게 변해나갈지 살짝 두렵기도 하고, 또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연휴 동안 이사하고, 정리하느라 함께 고생해준 아내에게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