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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Apr 19. 2018

뵈브 클리코, 블렌딩 로제 샴페인 발명 200주년

은근한 핑크색이 아름다운 로제 샴페인. 색깔 때문에 우아하고 부드러운 술로 오해를 받곤 하지만 사실 로제 샴페인은 강건하고 드라이한 맛을 자랑하기도 한다. '포용력'이 로제 샴페인의 특징을 설명하는 단어일 듯한데, 쇠고기나 돼지고기같은 육류나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물론 생선 요리를 섞어서 즐길 때, 상쾌한 애피타이저나 기름기 있는 메인코스,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코스 요리를 즐길 때 술을 한 병만 고르라고 한다면 로제 샴페인 한 병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그전까지 샹파뉴 지역에서 핑크색 샴페인은 화이트와인에 엘더베리를 넣어 만들었다. 그러다 1818년 마담 클리코가 샹파뉴 지역 부지(Bouzy)의 레드 와인을 화이트와인에 섞는 방식으로 로제 샴페인을 처음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 색은 물론 풍미도 좋아졌다. 일찍 세상을 뜬 남편을 대신해 스물 일곱살에 샴페인 하우스를 맡은 이 여장부는(그 당시에는 여자가 자기 이름으로 은행 계좌를 열 수도 없었다고 한다) 찌꺼기를 걸러내 샴페인을 투명하게 만드는 '르무아주(리들링)'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선명한 노란색 레이블로 브랜드를 알리는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샴페인의 역사는 멋진 여성들의 역사!  



올해는 마담 클리코가 블렌딩 방식으로 로제 샴페인을 만든지 200주년이 되는 해. 그 기념을 위해 '제로 컴플렉스'에서 테이스팅 디너가 열렸다. 숭어와 아보카도를 이용한 세비체 스타일의 애피타이저에는 우리가 자주 만날 수 있는 보브 클리코 로제 NV(논빈티지)를 매칭했고, 굴과 쇠고기 타르타르, 가리비와 돼지감자 요리에는 "신선하고 견고하다"는 평을 듣는 뵈브 클리코 빈티지 로제 2008를, 새우와 뿌리채소, 이베리코 돼지와 양파 요리에는 라 그랑 담 로제 2006을 매칭했다. 뵈브 클리코의 빈티지 로제는 예전에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샴페인 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아 한동안 맛볼 수 없었다가 올해부터 다시 수입된다고 한다. '라 그랑 담'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클리코 여사에게 바친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 긴 숙성을 거쳤지만 신선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이런 테이스팅 디너에서는 가능한 한 단순한 조리법을 사용해 원재료의 맛과 샴페인의 조화를 확인하도록 해주니 음식이 부담스럽거나 무겁지 않아서 좋다.


뵈브 클리코는 '컬러'를 중요하게 여기는 샴페인 하우스다. 하우스의 상징이자 레이블에 사용하는 노란색을 강조해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데 로제 샴페인 행사이니 곳곳이 온통 핑크핑크! 핑크색 조명을 사용한 덕에 사진을 찍으니 온통 붉으스레, 살짝 무섭게 나왔지만 (사진 실력이 엉망이기 때문이지만^^;) 가볍고 상쾌한 음식과 로제 샴페인이 어우러져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 샴페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이런저런 자리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제는 빈티지 샴페인과 로제 샴페인 등으로 즐기는 범위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 세상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샴페인 하우스가 많이 있고 맛보지 못한 좋은 샴페인이 엄청나게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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