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보시는 영수증은 지난 달 일본여행을 하면서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고 받은 것입니다. 영수증을 달라고 했더니 먹지를 대고 바텐더가 손으로 마신 술의 이름과 금액을 적고, 총합을 적어 주었습니다. 다른 식당이나 가게에서도 이런 손으로 쓰는 영수증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낯설어진 광경이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손(手)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책은 몇년 전 한 교육과정에서 ‘손쓰기'(당시에는 레고와 손쓰기를 주제로 잡았습니다)에 대한 레포트를 쓰면서 참조했던 것인데요. 인공지능까지 가지 않더라도 기계화로 인해 점차 손쓰는 방법을 잃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손으로 만든 것들에 관심이 갑니다. “나이들 때까지 손과 손가락의 감각을 유지할 것”은 제가 희망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사진에 나오는 석쇠는 얼마전 이화동에 있는 배오개 키친 뮤지엄에서 찍은 것입니다. 뮤지엄 주인에게 들었는데 모두 100년 전에 한국에서 만들어 쓰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너무나 아름다운 석쇠여서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팔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어설프지만 목공을 하는 것도,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것도 모두 손가락과 관련이 있습니다. 손으로 글을 쓰고,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손가락이 건반에 닿아 음을 만들고…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수도 있겠지만, 오래도록 손과 손가락이 건강하기를 바라며 춥고 어두운 일요일 밤을 작업실에서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