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의 사치와 유혹, 하겐다즈

by HER Report

1912년 폴란드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으로 이민온 Reuben Mattus. 그는 십대에 짐끄는 마차 일을 하다가 집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들고 캔디가게나 이웃 레스토랑에 30년 넘게 팔러 다녔다. 그러다가 아이스크림 품질이 점차 나빠지고, 점차 싸구려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성공한 사업가가 그러듯, 그는 여기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반대 생각을 하게 된다. 품질이 좋은 아이스크림을 팔면 돈을 흔쾌히 쓸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Haagen-Dazs라는 쉽지 않은 이름을 생각해내고, 아이스크림 포장지에 스칸디나비아 지도를 인쇄한다. 미국에서 만들지만, 유럽 덴마크에서 수입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스크림! 하겐다즈의 첫 글자인 H 다음의 a 위에는 움라우트(umlaut)라고 해서 ” 이 붙어 있는데, 이러한 움라우트는 독일어에 있지, 덴마크어에는 없다고 한다.


그는 하겐다즈라는 이름을 생각해낼 때, 더 차가우면서도 럭셔리한 소리로 들리기를 바랬다고 한다. <뉴욕타임즈>가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쓴 기사를 보면 매튜스가 생각해낸 전략은 당시 막연하게 수입품이면 미국제보다 더 품질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던 풍조가 있었고, 이를 이용한 아이디어는 여럿이 있었다고.


예를 들어 Vichyssoise는 1917년 리츠칼튼 호텔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수프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는 뉴욕 토박이가 만들기 시작한 수프라고. Smirnoff 보드카는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만들 것 같지만, 코네티컷에서 만든다고 한다. 셔벗(sherbet)이라고 이름을 붙였을 때는 별 인기 없던 것이 소르베(sorbet)로 이름 붙인뒤 사람들은 쉬크하게 느끼고 좋아하게 되었다고.


매투스는 하겐다즈를 1983년 필스버리社로 넘긴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나기 2년전인 1992년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그는 더이상 유지방이 풍부한 하겐다즈가 트렌드가 아니었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가 하겐다즈를 넘기고 나서 만든 아이스크림의 이름은 Mattus’ Lowfat Ice Cream이라고. 그는 1994년 1월에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저녁을 먹고, 차 한 잔 하고, TV를 켜놓고 소파에서 딩굴딩굴하다 야밤의 유혹에 넘어갈 때가 있다. 바로 하겐다즈를 꺼내 한 입 먹는 것. 물론, 이 유혹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값도 비싼데 굳이 하겐다즈를 미리 사서 냉장고에 넣어 놓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세상 사는 게 어디 그런가. 가끔씩 이런 사치라도 즐기기 위해 퇴근길 사온 하겐다즈를 냉장고에 4개쯤 챙겨 넣어두면, 그렇게 뿌듯하다. 그리고 기꺼이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게 때론 삶의 재미인 것을.


참고: “Obituary: Reuben Mattus, 81, the Founder of Haagen-Dazs” by Riched Lyons (January 29, 1994, New York Times); “Lives Well Lived: Reuben Mattus; The Vichyssoise of Ice Cream” by Ruth Reichl (January 1, 1995,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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