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길도 잃고 정신줄도 잃은 이야기

주방용품 전문점 윌리엄소노마

by HER Report

도착한 첫날 저녁은 공식 일정이 없이 따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밥도 건너뛰고 샌프란시스코의 그 가파른 언덕길을 내달려 찾아간 곳이 바로 유니온스퀘어의 윌리엄 소노마(Williams Sonoma) 빌딩이다. 주방용품 파는 가게라면 밥 안 먹고 물 안 마셔도 배 안 고프고 목도 안 마른데 이곳은 우아한 빌딩 전체가 조리도구 혹은 리빙용품으로 가득해서 주방용품이 필요할 때는 물론 특별히 갈 곳이 없거나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면 찾아가는 곳이다.



이 가게의 시작은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찰스 윌리엄스는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에 철물과 공구를 파는 가게를 열었다. 1953년 처음 간 프랑스 여행에서 구리로 된 멋진 냄비와 프라이팬을 보고 미국에도 이런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가게를 주방용품 가게로 바꿀 준비를 했고 마침내 1956년 윌리엄 소노마를 시작하게 된다. 손님이 늘며 샌프란시스코로 매장을 옮겼단다. 그 후 사업이 점점 확장되어서 전 세계 600개 넘는 매장을 열었고 한국에도 매장이 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양쪽으로 라코르뉴의 오븐과 작업대가 놓여있다. 처음부터 너무 아름답고 갖고 싶고 그러나 현실에서는 손에 넣기 힘든 것을 보아버렸다... 저 오븐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사고 싶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프라이팬과 냄비를 구경한 후 2층, 3층으로 올라가 칼과 도마, 접시와 유리컵, 테이블보와 앞치마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편안해지는 느낌. 그동안 하도 주방용품을 사들여 더 이상 무얼 사면 안될 듯해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열심히 구경을 하니 나이 지긋한 스탭들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이야기하라’며 웃는다. 구리냄비와 5중 합금 냄비의 차이, 칼은 몇 개나 있어야 충분한가 등 각 층의 스탭과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곳에 있으며 내가 60세가 되었을 때 무얼 하고 싶은지 알게 되었다. 윌리엄 소노마 같은 주방용품 전문점에 취직해 그동안 사고 써본 경험을 토대로 손님들의 구매를 돕고 제품을 추천해주는 일. 혼과 열성을 담을 테니 판매왕은 따놓은 당상일 텐데! #윌리엄소노마 #williamsson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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