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Kamp
1887년 세워진 헬싱키의 유서깊은 호텔로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자주 들리던 곳이며 2012년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헬싱키 방문 때 머물렀던 곳. 우리가 여행할 때 항상 일등 참고서가 되는 패트리샤 슐츠의 <죽기전에 가봐야 할 1,000곳>의 핀란드 페이지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곳도 호텔 켐프입니다. 1961년 이 호텔을 닫고 오피스 빌딩을 짓겠다고 했을 때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이 호텔에 대한 핀란드 국민의 애정은 대단합니다. 결국 1969년부터 1997년까지는 호텔 문을 닫고 사무실로 영업을 했고, 1999년에 다시 호텔을 열었습니다. 역사만큼이나 이 호텔의 디자인은 클래식합니다. 이 호텔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일층의 바였습니다. 아늑하고도 부담없는 분위기에서 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호텔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캠프맥주’도 있으니 가시게 되면 꼭 한 번 맛보시길.
헬싱키 최고의 호텔이라는 명성을 듣고 가서였는지 기대에 비해 방은 평범했습니다. 이 호텔에서 가장 저렴한 방을 골랐지만, 방이나 화장실의 크기는 매우 넉넉했습니다. 독특하게 호텔 일층의 메인 레스토랑이 ‘유메’라는 아시안 식당인데요. 음식은 다 좋았는데, 초밥의 밥이 너무 질었습니다:(
여행 다니며 추천할만한 레스토랑은 따로 소개하는데, 켐프 호텔 소개에 유메를 끼워 넣은 것도 그날 경험으로는 그리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 호텔을 나서면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헬싱키의 유서깊은 호텔이기에 첫 방문때 한 번 정도 들려볼만 하다. 하지만 꼭 방까지 써봐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이 호텔을 가장 저렴하면서 기분 좋게 경험하는 방법은 저녁 식사 마치고 맥주 한 잔 하러 일층의 바를 들리는 정도? 저희도 헬싱키에 다시 오게 된다면(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요:), 켐프 호텔에 다시 묵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릴라 로버츠를 포함해 헬싱키 시내에는 켐프 호텔 계열사가 많습니다. 호텔 피비안, 호텔 클라우스K, 호텔헤이븐… 디자인호텔로 유명한 곳들인데 모두 위치도 시내 중심가, 시설도 좋으니 헬싱키 여행 때 고려해볼 만합니다. 이번 여행으로 켐프의 역사를 느낀 것으로 만족하고, 이 호텔을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