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ER Trave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Mar 11. 2019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건축물로 80점 받아놓고 시작하는 미술관


세상에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고 시간 나고 돈 생길 때마다 열심히 그곳들을 찾아다녔는데 그중 가장 압도적인 곳을 꼽으라면 역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다. 2000년 5월 개관하고 한두 달 쯤 후 런던 여행을 갔는데, 처음 본 이 미술관이 어찌나 충격이었던지 다리가 후들거리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다.


2차대전 이후 세워진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가 공해 등 여러 이유로 1981년 문을 닫게 되자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영국 정부는 테이트 재단과 상의해 이 발전소 부지를 새로운 미술관 장소로 결정한다. 우리에게는 ‘테이트모던’만 알려져 있지만 ‘테이트’는 네 개의 규모 큰 미술관 연합체다. 19세기 말 제당업으로 거부가 된 기업가 헨리 테이트(Henry Tate)가 자신의 영국 회화 컬렉션을 내셔널 갤러리에 기부하려고 했는데 전시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 기회에 아예 아예 영국 미술 전문 분관을 기획한 것이 테이트 갤러리(The Tate Gallery)의 시작이었고 증축과 이전을 하며 런던 밀뱅크(Milbank)에 큰 건물을 마련했다. 테이트 모던 오픈 후 이곳은 ‘테이트 브리튼’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곳도 물론 갈 예정이지요^^


영국의 상징이 된 빨간 공중전화 박스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건축가 겸 디자이너 자일스 길버트 스코트(Giles Gilbert Scott) 경이 설계한 당당하고 웅장한 발전소의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를 전시 공간으로 바꾸는, 스위스의 신예 건축 듀오 허조그&드 뫼롱의 안이 당선되었다. 이 두 사람의 이름은 이후 숱한 건축 프로젝트에서 발견하게 된다. 높이 솟은 굴뚝과 로비로 사용되는 광대한 터바인 홀. 별관이 세워지면서 전시 면적도 늘어 특별전 서너 개에 상설전시가 열려도 아무 무리가 없는 규모다. 규모도 크고 구성도 다양한 현대미술 특성상 공간이 작품에 눌리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곳은 그럴 일이 전혀 없다. 공간 자체가 가장 중요한 전시작품이니.


현대미술의 산실이라는 이곳에 백남준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서운했는데 이번에 가니 현대차 그룹의 스폰서로 백남준 room이 따로 생겼다. 상설 전시가 무료라는 것 역시 큰 매력이다. 특별전은 30파운드 정도인데 현대카드 덕분에 무료입장이다~ 카드 연회비에 포함되었겠지만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에겐 큰 혜택이니 맘껏 구경하기로!



매거진의 이전글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사이언스뮤지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