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 Report Mar 12. 2019

전주 ‘가맥’의 원조, 전일갑오


‘가맥’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가게맥주’의 줄임말로, 전주시민들이 즐기는 독특한 문화입니다. 전주에 출장와서 일정을 마친 뒤 전주분들의 안내로 저녁을 먹기 전에 가맥의 원조격이라는 전일갑오에 들렀습니다.


동네 가게 한 쪽에 테이블들이 놓여있고 손님들은 한 병에 2,200원짜리 맥주를 냉장고에서 자유롭게 꺼내 마십니다. 계산은 나올 때 테이블 위에 놓인 병 숫자를 세어 합니다. 안주는 황태와 갑오징어, 계란말이 세 가지입니다. 저희는 맥주와 황태를 시켰는데 이 곳의 시크릿은 황태를 찍어먹는 소스입니다. 간장을 끓여서 만들었을 것 같은데 깨와 고추 등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살짝 매우면서 단맛이 나는데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들다고 하네요. 지나가던 분이 저와 동석한 지인을 발견하고는 두툼한 계란말이를 시켜주고 갔습니다. 역시 인심이 좋네요:) 따끈하고 두툼한 계란말이가 얼마나 맛있던지요.
놀라운 것은 이 동네가게에서 가맥으로 소비하는 맥주 판매량이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등을 제치고 전라북도 전체에서 1위랍니다.


전주에서 짧은 일정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전동성당과 가맥이었습니다. 문화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한옥이나 한복은 지금 이 자리에서 실제 향유하는 생활이 아닌 구경거리이지만, 가맥은 이곳 시민들의 살아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문화란 가맥이나 김치처럼 우리가 지금도 즐기는 것이겠지요. 전통 깊은 전주시가 이런 매력을 계속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진보초 튀김집 ‘이모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