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진보초 튀김집 ‘이모야’

700엔 덴푸라 정식

by HER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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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있어요?”
점원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역시 전문가들은 핵심에만 집중하는 것인지… 맥주나 사케는 물론 다른 음식 없이 오로지 튀김만 파는 곳, 진보초에 있는 ‘덴푸라 이모야(てんぷらいもや)’입니다. 허름하고 조용한 동네에 나이 든 셰프와 조수를 둘러싸고 있는 세 면의 테이블. 이 공간이 익숙한 것 같은 손님들이 하나 둘씩 들어와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합니다.


제가 먹은 음식은 덴푸라정식이었는데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심플합니다. 밥과 된장국을 넉넉하게 주더군요. 밥 푸는 것을 보면서 함께 갔던 유민영 대표와 저는 ‘저 밥을 다 먹으려나…’ 살짝 당황했지만, 정작 먹어보니 밥만 있어도 충분하겠다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진짜 밥이란 것이 이런 맛이겠구나 싶더군요. 서울의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맛있는 쌀밥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이 정식의 값은 700엔으로 우리돈으로 7500원 정도. 물가 비싼 일본에서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윤기 흐르는 밥과 맛있는 채소 튀김이 주는 만족감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덴푸라집은 나름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재즈카페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 하루키의 단골밥집이기도 하고 대만 감독 허우샤오시엔(<비정성시>와 <동년왕사>, 최근엔 <자객 섭은낭>을 발표한!)이 일본 영화의 거장 감독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03년 발표한 영화 <카페 뤼미에르>에 나왔다네요. 이 영화에는 이모야 말고도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니 조만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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