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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도쿄 진보초 튀김집 ‘이모야’

700엔 덴푸라 정식


“사케 있어요?”
점원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역시 전문가들은 핵심에만 집중하는 것인지… 맥주나 사케는 물론 다른 음식 없이 오로지 튀김만 파는 곳, 진보초에 있는 ‘덴푸라 이모야(てんぷらいもや)’입니다. 허름하고 조용한 동네에 나이 든 셰프와 조수를 둘러싸고 있는 세 면의 테이블. 이 공간이 익숙한 것 같은 손님들이 하나 둘씩 들어와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합니다.


제가 먹은 음식은 덴푸라정식이었는데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심플합니다. 밥과 된장국을 넉넉하게 주더군요. 밥 푸는 것을 보면서 함께 갔던 유민영 대표와 저는 ‘저 밥을 다 먹으려나…’ 살짝 당황했지만, 정작 먹어보니 밥만 있어도 충분하겠다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진짜 밥이란 것이 이런 맛이겠구나 싶더군요. 서울의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맛있는 쌀밥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이 정식의 값은 700엔으로 우리돈으로 7500원 정도. 물가 비싼 일본에서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윤기 흐르는 밥과 맛있는 채소 튀김이 주는 만족감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덴푸라집은 나름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재즈카페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 하루키의 단골밥집이기도 하고 대만 감독 허우샤오시엔(<비정성시>와 <동년왕사>, 최근엔 <자객 섭은낭>을 발표한!)이 일본 영화의 거장 감독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03년 발표한 영화 <카페 뤼미에르>에 나왔다네요. 이 영화에는 이모야 말고도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니 조만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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