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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조금

“30년 넘게 인사동을 지켜온 솥밥집”


레스토랑: 조금, 인사동



 “30년 넘게 인사동을 지켜온 솥밥집”


 요즘 인사동에 나가면 좀 슬픈 느낌이 듭니다. 골동품과 미술로 대표되던 고즈넉하고 품위있는 분위기는 옛날 일. 발디딜 틈없이 찾아드는 관광객과 조잡한 기념품 가게들만 늘어가는 듯해 쓸쓸해지지요.


  ECM 전시가 곧 끝난다고 해서 다시 들린 미술관, 그나마 남아있는 인사동 추억의 장소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대학신입생 시절 인사동 구경다닐 때, 기자로 일하며 기사에 소개할 전시 찾아다닐 때, 대학때 지도교수님을 뵙고 점심 먹을 때면 자주 이곳으로 향했답니다.


 인사동 거리 초입에 있는 ‘조금鳥金’은 일본식 솥밥집입니다. 3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아주 오래 전 처음 여기서 솥밥을 먹었을 때에는 깜짝 놀랄 맛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일본은 물론 다양한 나라의 특색있는 음식을 맛보는 일이 어렵지 않지만 그땐 신기한 경험이었던 거죠.


 조금솥밥과 송이솥밥과 전복솥밥, 우동이 주 메뉴입니다(예전엔 전복솥밥도 메뉴에 없었답니다). 솥밥도 유명하지만 꼬치도 맛봐야합니다. 솥밥이 나오려면 15분쯤 걸리니 우선 맥주 한 잔에 꼬치를 시킵니다. 닭과 양송이, 은행부터 멧돼지와 메추리 등도 맛볼 수 있습니다.


대표 메뉴인 조금솥밥은 죽순, 새우, 버섯, 대추, 은행, 밤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제가 썩 좋아하지 않는 맛살도 함께… 된장국, 단무지처럼 계절에 맞는 절임채소, 한치젓갈 등도 30년 가까이 변하지 않는 구성이네요.


 함께 나온 간장을 살짝 넣어 비벼 먹다 보면 뜨거운 밥에 땀이 날 정도입니다. 돌솥에 살짝 앉은 누룽지까지 먹고 나면 식사 끝. 어둡고 오래된 공간에, 세련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추억 때문에 요즘처럼 날이 추워지면 자연스레 이곳으로 발길이 옮겨집니다. 심심하지만 그래서 더 입안에 오래 남는 옛날 맛이 그리우면 한번 가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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