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라멘코지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8개 라면점이 모여있는 곳”

 이곳에 오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저희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옆에 서있던 일본 고등학생 그룹도 10분 넘게 어딜 갈까 논쟁을 벌이네요.

 교토역 웨스트 존에 ‘라멘코지(라면소로)’가 있습니다. 하카다 돈코츠라멘부터 홋카이도, 교토, 도쿄, 오사카, 도쿠시마, 토야마 등 일본 각지에서 유명한 라면집 8곳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패션 뿐 아니라 라면에도 편집 매장이 있는 셈이죠. 다들 도쿄 라면쇼에서 1등을 몇 번씩 한 곳이라네요.

 고민고민하다 가장 낯선 ‘토야마 블랙라면’으로 향했습니다.씁쓰레한 검은색 간장을 베이스로 한 ‘블랙라면’은 개운했고 ‘극강의 매운 맛’이라는 광고 문구로 눈길을 끈 탄탄면은 진한 육수가 매콤했습니다(매운 음식 잘 먹는 한국 사람에겐^^ 탄탄면 매운 맛은 3단계 중 고를 수 있다니 참고하시길).

 잘 먹고 나오며 다른 집 라면은 어떤 맛일까 궁금했습니다. 교토에 있는 동안 다시 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가장 서민적이고 친근한 음식 라면. 경쟁업체이지만 이렇게 모여있으니 색다른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사람도 라면도 혼자보다는 역시 여럿이 나은가 봅니다.

 라면 팬으로 도쿄에서 열린다는 라면쇼가 궁금하기 그지 없습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수많은 라면집들이 특제 비법을 뽐내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 그나저나 지구 한 바퀴 더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라면으로는 아쉬워 아래는 바삭하게 튀겨졌고 위는 촉촉한 교자를 추가해 먹고 후식으로 옆 가게에서 아이스크림까지 먹는 바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