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이치

교토

 “눈 앞에서 튀겨주는 덴푸라 코스”

 ‘텐이치’는 도쿄 긴자에 있는 덴푸라 전문점입니다. 덴푸라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죠. 100여년 넘게 덴푸라를 만들어온 텐이치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성게알 튀김. 성게알을 김으로 살짝 말아 튀기는데 쌉싸레한 맛과 독특한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 좋은데 가격이… 점심 코스를 먹으면 10만 원 가까이 나오니 속쓰리지요. 

 교토에 도착해 늦은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교토역 주위를 살피다가 이세탄 백화점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텐이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주요 도시에 분점이 꽤 있거든요.

 늦은 시간이라 한적한 레스토랑. 점심 코스중 가장 간단한 것을 시켰습니다. 새우머리(라고 하지만 진짜 머리는 아니고 앞몸통에 붙은 다리랍니다)로 시작해 가모나스라 불리는 교토산 가지, 미니양파, 표고버섯 등의 제철 채소와 새우, 보리멸, 아나고 등의 해물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채소와 새우를 잘게 썰어 큼지막하게 튀긴 가키아게를 얹은 텐동(튀김덮밥)이나 오차즈케가 나옵니다. 

음식 맛의 30퍼센트 정도는 온도가 좌우합니다. 대부분의 튀김은 미리 한번 튀겨놓았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다시 튀겨주기에 기름이 겉돌고 느끼한데 튀김전문집은 그 자리에서 충분히 한번만 튀겨 바로 서빙하니 맛이 좋을 수 밖에요.

 긴자 텐이치 본점보다는 착한 가격이지만 분식점 튀김에 익숙한지라 이곳 역시 한숨 나오는 가격이긴 합니다.

 저희 두 사람 모두 튀긴 요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데, 제가 경험한 최고의 덴푸라는 아카사카의 ‘라쿠테이’입니다. 할아버지가 주방을 책임지고 할머니가 카운터를 맡고 조수가 두 명 있습니다. 자리는 10석 남짓? 말씀 한 마디 없이, 도를 닦듯 덴푸라를 만드시는데 계절별 제철 재료의 풀코스를 먹고 나면 감동! 비싼 가격이지만 후회안하실겁니다.

 교토 여행 시작을 칼로리 높은 덴푸라로 했으니 저는 이제 지구 한 바퀴 정도의 거리를 걸어야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