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동네밥집&술집
요즘 왠지 매일 하나씩 이별하는 이 기분은 뭐지… 오늘은 집 바로 근처 자주 가는 밥집이자 술집인 이꼬이의 마지막 영업일. 10월 29일까지만 영업하게 되었다는 문자에 놀라 서둘러 예약하고 찾아가 늘 먹던 메뉴를 복기하듯 먹었다. 6년 전 이촌동 공무원 시장 안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데이트하며 자주 갔고 결혼 후 이촌동에 살게 되며 밥 하기 싫은 날, 맛있는 것 먹고 싶은 날 까치집 같은 머리 하고 슬리퍼 끌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찾아가던 동네 밥집은 우리 두 사람에게는 각별한 장소였다.
타코 와사비를 안주 삼아 생맥주 한 잔, 하이볼 한 잔. 쫄깃한 면발이 살아있는 우동샐러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라아게, 돼지고기를 양파와 생강소스에 볶은 쇼가야키를 배부르게 먹고 났는데 어딘가 허한 기분은 뭘까. 살다 보면, 일하다 보면 술을 열 잔 쯤 마시고 다 토하고 다시 열 잔 마시고 싶을 만큼 힘들고 속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퇴근길 이곳에서 하이볼 한 잔에 따뜻한 밥 한 그릇으로 위로 받았는데 이젠 어쩐다? 쿨한 사장님, 다정한 스탭들, 20여 명 손님 들어서면 꽉 차는 작은 음식점.
안녕 이꼬이, 내 동네 단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