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교토로 옮겨오면? 이탤리언 레스토랑
레스토랑_교토
여행 계획을 세우며 애매했던 것이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인이나 가족들과 외식을 하는 날이라 음식점마다 예약이 다 찰테고… 급한 마음에 여행 떠나기 한참 먼저 ‘일 교토네(il Ghiottone)’에 예약을 했습니다. 교토의 식재료와 전통으로 해석한 이탈리언 레스토랑입니다. 역시 대목은 대목. 크리스마스 이브는 코스 메뉴 딱 한 가지, 6시와 8시 두 타임으로 진행된답니다. 보통 때보다 가격도 비싸요ㅠㅠ.
8년 전 교토 취재 때 처음 들린 후 교토 올 때면 자주 가는 곳입니다. 영어 메뉴가 없어서 코스마다 물어보느라 난리난리. 시작은 교토 특산 채소인 에비이모(새우처럼 생겼고 맛은 토란과 비슷해요). 그후에 이곳의 상징적인 에피타이저 ‘코르네’가 나옵니다. 원뿔 모양 콘 속에 맛있는 찰밥을 채우고 성게알을 올린, 우니 스시의 변형판이에요. 랍스…터 순무찜, 살짝 훈제한 방어, 아구간 배추스프가 이어집니다. 게살과 브로콜리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부라타치즈 토르텔리니까지 나오니 이미 배부른 상태. 프와그라 마카롱 한 알이 나온 후 메인인 쇠고기 요리. 와규숯불구이, 송아지빵가루튀김 중 선택입니다. 디저트는 이탈리아식 크리스마스 케이크구요.
서울에서도 크리스마스 이브나 발렌타인데이,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특별 코스는 맛에 대해 별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일 교토네 역시 평상시 디너가 더 나은 것 같아 살짝 아쉬웠네요. 하지만 뭐, 크리스마스 이브니까요. 일 교토네 가시려면 평일 점심 추천이에요. 코스도 간단해 양이나 가격 부담이 적고 단품도 맛볼 수 있거든요. 겨울에는 특히 무와 고등어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 맛있습니다.
정신없이 끝난 저녁. 하늘에는 영광, 땅 위에는 평화, 제 위장에는 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