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에 넣고 쪄서 손으로 먹는 미국 남부 해산물 요리
레스토랑_ 서울, 이태원동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음식맛이 완전 달라진다. 30년 전,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고등학생 1학년 때 처음 만난 후 각자 정신없이 열심히 살며 가끔 연락하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이태원 언덕 위 미국 루이지애나 식 해산물 요리 집 ‘보일링크랩 앤 쉬림프’. 접시가 필요없는 레스토랑이라 테이블 위 커다란 오일 페이퍼를 깔아 놓은 것으로 끝.
우선 케이준식 웨지 감자를 시켜 바닥에 케첩을짜넣고 찍어 먹었다. 여기에 친구가 가져온 벨기에 맥주 트리펠 카르멜리엣(Tripel Karmeliet). 아주 오래 전 까르멜수도회에서 만들던 맥주를 다시 재현한 것이다. 보리, 귀리, 밀 세 가지 맥아가 들어갔다는데 맥주 치고 높은 8.4도.
오늘의 메인은 커다란 비닐봉투에 온갖 해물을 넣고 케이준 파우더 넣어 찐 대게 콤보! 자리에서 가위로 봉투를 슥 자르고 그 안에 들어있는 매콤한 양념의 대게와 꽃게, 새우와 홍합, 조개, 소시지와 스위트콘을 마음대로 꺼내먹으면 된다. 위생장갑을 끼고 가위와 포크를 사용해 전투적으로 먹다 보면 여기저니 음식 파편이 날아가고 손과 입은 온통 게살이 묻고. 30년 친구들과 먹으니 망정이지 점잖은 자리면 어쩔 뻔 했어…. 이 기갈의 샤토네프 뒤파프 한 병 사갔는데 이 매운 해산물과 의외로 잘 어울려 기분좋은 날.
미국에 있는 ‘보일링 크랩’과 비슷한 컨셉인데 양념은 한국식 입맛에 맞게 조절했다. 미국 보일링크랩에서는 던저니스 크랩이 주인공인데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들어 킹크랩이나 대게, 랍스터를 주로 먹게 된다. 매콤하고 자극적인 소스는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 중간에 굴튀김 먹으며 잠시 쉬었다 마지막은 남은 소스에 밥 비벼먹기. 역시 탄수화물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점잖 떨 필요도, 예의 차릴 필요도 없는 30년 친구들은 서로가 어디서 무얼 하든 무조건 응원해준다. 30년 전 처음 봤을 때와 하나도 안달라졌다고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욕하려나?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은 훌쩍 흐르고 셋이 먹기에는 많다고 했던 음식은 완벽히 클리어. 잘 먹고 마지막으로 이태원에서 제일 맛있는 롱아일랜드 티로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 출발!
792-8864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나길 1
이태원동 45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