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역 채소의 가치를 지키고 알리는 독특한 레스토랑
레스토랑: 일본, 나라
메이지유신 때부터 교토에서 재배했고 품질을 인정받은 채소류를 교토부에서 ‘교야사이’(京野菜)’로 인증할 정도로 지역과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교토. 나라 역시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나라와 인근 지역을 에서 재배하는 전통 채소를 ‘야마토 야사이(大和野菜)’라 부르며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아스카 시대에 나라 지역에 불교가 전해지며 텐무 천황은 육식 금지령을 내렸다. 불교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지역이니 채소 요리와 쇼진 요리가 발달한 것은 당연. 갖가지 채소절임이 발전해 곳곳에서 ‘나라즈케(奈良漬, ならづけ)’ 간판을 발견하게 된다. 커다란 붉은색 순무, 보라색 당근, 길쭉한 무 등 먹어보기는커녕 본 적도 없는 채소들이 신기했다. 저런 채소들은 어떤 맛이 나고 어떻게 요리할까 궁금했다.
이 궁금증울 풀어준 곳이 ‘코토코토’(コト コト, coto coto). 나라의 채소를 주재료로 하는 식당인 동시에 나라 쇠고기와 닭고기, 계란 둥 토착 식재료에 관한 정보를 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점심과 저녁 모두 채소 위주의 ‘코스’ 요리가 주제인데 식사 전에 직원이 나라의 ‘야마토 야사이’를 바구니에 담아와 설명해준다. 채소 각각의 맛을 확인할 수 있는 바냐 카우다, 따뜻한 뿌리채소 수프에 이어 전채로 채소 크로켓과 계란&채소 오믈렛 등이 나온다. 메인은 채소 덴푸라 혹은 나라산 육류. 디저트 역시 나라현의 카늘레 전문점 Zazie에서 가져온다. 이렇게 풍성한데 1800엔이라니. 좀더 간단하게 먹고 싶다면 이 코스를 압축한 ‘플레이트’를 선택하면 된다. 점심은 40인분 한정으로 진행하기에 11시 반, 오픈 때부터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저녁은 이보다 좀더 풍성한 코스가 준비된다. 나라 지역의 크래프트 맥주와 사케도 맛볼 수 있다.
곳곳에 나라 농산물을 소개하는 책과 자료가 놓여있고 테이블마다 꽃 대신 수경재배하는 작은 채소를 놓아두었다. 이곳에서 밥 한 번 먹고 나면 나라의 채소가 궁금해질 것이다. 나라를 여행하는 동안 제일 자주 듣는 질문이 “며칠이나 머무느냐?”였는데 나라에 4일 있는다고 하면 “나라를 경험하기에 충분치는 않지만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얼굴은 기쁜 표정이다. 외지 여행자들에게 나라를 더 잘 알려주려는 친절한 시민들, 곳곳에서 발견하는 조용하지만 우아한 자부심에 다시 한번 이곳이 일본 최초의 수도였음을 확인한다.
東寺林町38 奈良市ならまちセンター 1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