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의 칼가게 ‘미야분’

칼에 관한 것이라면 ‘미야분’에 가자

by HER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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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관한 것이라면 미야분에 가자”


1927년 창업하여 삼대째 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삿포로의 칼가게 미야분은 이런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한다. 목공을 하면서 다양한 칼과 조각도, 끌 등을 사용하는데 이 가게에는 칼이 1천 자루가 있다. 신기하게 구경하면서도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현재 사장의 할아버지는 도쿄 출신으로 손재주가 좋았다고 하는데, 삿포로에서 열린 박람회에 칼을 내 놓았다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을 듣게 되면서 삿포로 이전을 결심하게 되고, 자기이름(미야모토 문타로)을 따서 ‘미야분’이라는 칼 가게를 열었다. 한 때는 이 가게에서 파는 면도날이 워낙 유명해서 이발소에서 많이들 사서 쓰다가 신뢰를 얻어 이발소 전용 의자도 만든 적이 있었다고. 각종 기계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판매가 줄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집에서 쓰는 부엌칼의 판매 비중이 늘어났다고 한다.


전문요리사용부터 일반 칼까지 파는데 가격은 3,000엔부터 150,000엔까지 폭이 넓다. 7할이 칼이며 나머지는 조각도, 대패 등이 차지한다. 여기에서 목공용 칼을 하나 샀는데, 날과 몸체가 모두 쇠로 되어 있어 실제 사용할 때는 손이 아플 것 같아 손잡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젊은 직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토미타 상!” 하고 나이 든 노인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손님이 좀 어려운 질문을 한다 싶으면 젊은 직원들이 모두 그 노인에게 묻는 분위기였는데, 알고보니 이 분은 1959년에 입사해서 58년째 일하고 있는, 칼 갈기 분야의 명인이라고. 이 명인이 정성스럽게 끈을 묶어 사용하기 편리하게 손잡이를 만들어 주었다. 미야분은 좋은 칼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이 이 칼을 수십 년 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준다. 한 자루 갈면 700엔을 받는데, 다른 곳에서 산 칼도 갈아주며, 매일 50-150자루 정도의 칼 갈이 요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토미타 씨와 또다른 연배 지긋한 장인은 칼 한 자루 가는 데 5분 정도 걸린다고.


칼을 판매할 때 점원이 확인해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팔지 않는 전통을 가졌다고 한다(도쿄의 ‘키야’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도쿄와 교토 등 일본에 올 때마다 그 고장에서 유명한 칼 가게에 가서 목공 도구를 한 두개씩 사는데, 교토에서 큰 맘 먹고 샀던 조각도는 마치 과일 속을 파는 것처럼 힘이 별로 들지 않고 부드럽게 쓸 수 있어 놀랄 정도였다.


상점 명함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칼 가게’라고 쓰여있는데, 홋카이도의 인구가 줄면서 젊은이들이 ‘미야분’이라는 가게 이름을 모르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훗카이도 내의 새로운 도시에 지점을 내고 하고, 유투브에 칼가는 동영상을 올리는 노력도 해왔다고 한다.


칼가게도 인상적이었지만, 내가 산 칼에 정성스럽게 줄을 말아준 좋은 인상의 할아버지가 기억에 남는다. 50년 넘게 이곳에서 일해온 70대의 할아버지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칼을 갈아달라고 부탁할 때 이 명인 할아버지를 지정할 정도라니, 언젠가 삿포로에 다시 올 때에는 이 분에게 칼을 갈아달라고 부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80대에도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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