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폴 앨런이 시애틀에 남긴 것들

시애틀여행 #6

by HER Report


[시애틀, 억만장자 폴 앨런이 시애틀에 남긴 것들]


”요트나 유명 화가의 그림, 스포츠 구단 등 갖고 싶은 것은 것은 무엇이든 살 수 있었지만, 그는 늘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암의 위협과 함께 살아야 했다." (Guardian 부고기사 중)

"개인 컴퓨터 혁명을 시작한 그는 시애틀을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쏟아부었다." (The New York Times 부고 기사 중)

"도서관 사서의 아들로 부끄러움이 많던 폴 앨런은 자칭 '아이디어 맨'이었고, 빌 게이츠는 그런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는, 비즈니스를 아는 파트너였다." (The Washington Post 부고 기사 중)


박물관에서 축구장까지, 컴퓨터 단과대학 이름에서 대학과 시립 도서관까지 시애틀에서 폴 앨런의 이름을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번 여행이 아니었다면 호텔방이나 카페, 도서관이 서점에서 폴 앨런 관련 자료를 뒤져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22살 때 19살의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 소프트를 설립하여 개인 컴퓨터 혁명을 이끌었고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 되었지만 창업 8년 만인 29살에 암이 발병했다. 어릴 적 친구이며 동업자인 게이츠와 사이가 틀어져서 소리치고 싸우는 상황이 되자 그는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알 없는 상황에서 이런 스트레스를 감당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60 Minutes>에서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을 이루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그는 10대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고 20대에는 그 일로 엄청난 성공을 했으며 20대 후반에는 암에 걸린 후 8개월 만에 극복했고 30대에는 억만 장자가 되었다. 40대에는 고향의 미식축구단 구단주가 되었고 50대에는 자선활동 기부액 1조 원을 넘겼으며 60대에는 고등학교 시절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친구인 빌 게이츠와 몰래 숨어 들어갔던 워싱턴대학 컴퓨터 학과에 460억원을 기부해 자신의 이름을 딴 단과대학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듬해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려 2만 배 넘게 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이 있기에 그가 세상에서 살 수 없는 것은 없었다. 16살이던 1969년 시애틀에서 열린 지미 헨드릭스 콘서트를 보고 감동했던 그는엄청난 돈을 치르고 헨드릭스의 기타를 사들였으며 자신의 요트에 녹음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밴드를 만들어 연주를 즐기기도 했다. 시애틀의 미식축구팀인 시호크스가 연고지를 옮기려 하자 사들여 고향에 남을 수 있도록 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세상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서른살까지는 프로그래머로의 삶에 집중했고 나머지 35년 동안은 그동안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와 기부의 삶을 살았던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시애틀 시내를 걸으며 폴 앨런의 삶에 관해 아내와 이야기했다.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접하지 못했을 두 가지를 20대 후반에 해냈다. 하나는 퍼스널 컴퓨팅이 가져올 혁명적인 세상의 변화였고, 또 하나는 자신의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유한함에 대한 발견이었다.


'현실적인' 우리 두 사람은 폴 앨런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을 놓고 "주체 못할 정도로 많은 재산이 있다면 무엇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면 무엇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었다.


삶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세 가지를 생각해보았는데 합의는 아주 쉬웠다. 지금처럼 둘이 함께 여행하는 것, 주말에 여유롭게 맛있는 음식을 해먹는 것, 그리고 같이 책을 읽고 쓰는 것.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의 절반을 잡지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해온 우리 둘 모두 '좋아하는' 각자의 직업이,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유한한 인생 우선순위 Top 3'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직업)이 남은 삶에서 하고 싶은 것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일단 맛있는 것을 먹으며 더 생각해보도록 하자.... 지금은 시애틀에서 유명하다는 파스타집 앞에 늘어선 저 길고 긴 줄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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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ul Allen obituary" (by Jack Schofield, The Guardian, 2018. 10. 16)
2. "Paul Allen, Microsoft co-founder and billionaire investor, dies at 65" (by Harrison Smith, The Washington Post, 2018. 10. 16)
3. "STATEMENT ON THE DEATH OF PAUL G. ALLEN" (by Vulcan Inc., 2018. 10. 15)
4. "Paul G. Allen, Microsoft’s Co-Founder, Is Dead at 65" (by Steve Lohr, The New York Times, 2018. 10. 15)
5. "Paul Allen gives $40 million to UW computer science; regents name school after billionaire" (by Katherine Long, The Seattle Times, 2017.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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