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미국 UCLA의 데이비드 마르게츠라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있었다. 그는 당시 음대 소유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갖고 다니며 연주를 했었는데, 바이올린을 차 지붕에 잠시 올려놓은 채 운전을 하다가 이 엄청나게 비싼 바이올린을 잃어버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요요마 역시 25억 원짜리 첼로를 택시에 두고 내렸다가 몇 시간 만에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마르게츠가 잃어버린 스트라디바리우스는 27년 만에 한 악기상의 신고와 4년에 걸친 법정투쟁으로 UCLA까지 돌아오는데에는 자그마치 31년이 걸렸다.
위의 일화는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면서 기억 연구소 소장인 대니얼 샥터가 쓴 <기억의 일곱가지 죄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그는 수년 전 한 컨퍼런스에서 2009년 두 명의 은행강도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 강도들은 은행을 털러 가면서 깜빡하고 얼굴을 가릴 마스크와 총을 잊어먹고 들어갔다가 경찰에 잡혔다.
위와 같은 사건은 모두 기억이 소멸해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주의(attention)를 안 하고 방심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도 흔하게 경험한다. 핸드폰이나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가스불을 꺼야 한다는 사실을 방심해서 깜빡하는 것이다.
1년 만에 돌아온 목공학교 Center for Furniture Craftsmanship에서는 첫날부터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켰다. 참석자들은 모두 이런 안전 교육을 받았지만, 이 학교에서는 참석자의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아주 기초적인 안전 교육을 받게 하고,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한다. 이를테면, 목공기계를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강사의 허락뿐 아니라 누군가 한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사용해야 한다.
이번에 교육받으면서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주황색으로 된 세이프티 블록(safety block)이라는 것이다. 이 나무 조각은 모든 기계 위에 항상 올려져 있다. 누군가 기계를 쓰려면 이 눈에 띄는 블록을 치워야 하는데, 여기에서 이 주황색 블록은 안전의 상징이다. 즉, 기계를 쓸 때마다 이 블록을 잡으면서 안전에 대해 다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당연히 기계를 쓰고 나면 이 블록을 다시 제자리에 놓는다.
이런 정신없음으로 인한 사건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가스불 때문에 불안하다면 가스 지킴이와 같은 장치를 달면 간단히 해결된다(이에 대해서는 "가스불과 머피의 법칙" http://her-report.com/archives/5502 참조). 중요한 미팅의 준비물은 아예 내가 피해서 나갈 수 없는 길목에 갖다 두면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중요한 자료는 집 내부의 현관에 의자를 놓고 그 위에 준비물을 올려놓는다. 도저히 의자를 치우지 않고는 신발을 신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세이프티 블록에 대해서 작년에도 당연히 설명했을 텐데 올해에 눈에 들어온 것을 보니 작년에는 이 설명을 할 때 아마도 나는 딴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예전에 은퇴한 한 고객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건강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 모두 안전한 여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