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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Nov 02. 2019

달콤함에 푹 빠지는 것도 죄라면 죄

디저트바 녹사평역 ‘르 페셰 미뇽’

디저트바 ‘르 페셰 미뇽(Le Pechet Mignon)’


아무리 밥을 잔뜩 먹어도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위장과 마음의 여유란 늘 준비해 놓고 있다. 달콤하고 맛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길은 <세일즈맨 간타로의 달콤한 비밀>(일본 제목; 사보리만 간타로 さぼリーマン甘太朗) 주인공에 못지않게 투지가 넘쳐흐른다.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책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에 소개되었던 이태원의 디저트 전문점 '르 페셰 미뇽(Le Pechet Mignon)'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태원 공공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휴대폰 내비로 찾아가는데 언덕을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했는지. 나중 보니 훨씬 더 쉽게 찾는 방법이 있었다. 이태원 차돌집 바로 옆 골목을 따라 올라가기.


이제 막 세운 새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유리로 된 쇼 케이스. 그 안에 오늘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서너 종류 자리 잡고 있다. 준비해 놓은 디저트가 많이 팔린 저녁 무렵에 가서인지 맛볼 수 있는 것은 사과 졸임이 올라간 타르트 타틴에, 유리컵 안에 들어있는 누가와 견과류 무스 단 두 종류. 


단정하고 깔끔한 겉모습에 한입 떠먹으니 음, 맛있다. 디저트야 원래 단맛으로 먹는 거라지만 뭔가 부담스러운 단맛이 싫었는데 타르트 타틴은 바닥은 살짝 바삭하고 살짝 달콤하게 조린 사과는 맛있고 크림도 싫어하는 편인데 여기 올라간 크림은 거품처럼 가볍고 부드러워서 기분 좋고. 얇고 입이 넓은 유리컵 안에 든 무스는 프로스팅한 아몬드와 호두에, 껍질 벗긴 포도(였나> 너무 정신없이 먹어서 기억도 안 나는.. ), 크럼블이 잘 어우러져 한 수저 먹을 때마다 양이 푹푹 줄어드는 것이 억울할 정도였다. 커피도 맛있고 달지 않은 아이스초코도 딱 좋았고. 이날 디저트가 두 종류밖에 없어서 망정이니, 아니었으면 종류별로 다 시켜서 인당 서너 개 씩 먹었을 것 같다. 작고 사소한 죄라니, 내 양껏 먹고 싶은 대로 디저트를 다 먹어보려면 큰 죄를 짓게 될 것 같다. 어차피 먹을 것 관련해 죄를 짓는 거라면 작은 죄보다는 큰 죄를 시원하게 저지르는 나을 것 같기도 하고.  


대기업 다니다 이 일을 평생 할 건 아니라는 생각에 평소 관심 있고 좋아하던 초컬릿과 디저트 공부에 나서 샵을 연지 2년 정도 되어간다는 사장님이 친절하십니다. 계절마다, 매일매일 조금씩 디저트 메뉴가 바뀌기 때문에 좀 여러 가지를 더 먹어보고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용산구 녹사평대로 40가길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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