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어 Aug 31. 2024

투기 vs 투자

당신은 투기를 하고 있다.

타산지석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다른 산의 돌이라는 뜻의 타산지석은, 돌 그 자체로 남을 수도 있고 숫돌로 쓰여 쓰임새가 생길 수도 있다. 나는 모든 건 두 가지 양면성이 공존한다고 믿는다. 좋은 면, 나쁜 면.

대부분 사람들은 나쁜 면은 바라보지만 좋은 면도 반드시 존재하므로 좋은 면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의 투기성을 바라본다. 그리고 주식에 대해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들과 언론에서도 주식의 투기면을 바라보며 떠들어댄다. 주식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속의 열매를 발견하여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투기란 무엇이고, 투자란 무엇일까?

사람들 마다 정의하는 게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투기


투기라는 단어는 '아파트 투기'에서 가장 친근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아파트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3가지 요소 중 하나인 '주'를 담당하고 있다. 의식주에서 가장 비싸며, 평범한 서민이 아파트를 보유하기 위해 평생을 빚을 갚아가며 살아간다. 천정부지 끝을 모르게 오르는 아파트 가격에 아파트 마련은 꿈도 못 꾸는 사람도 많다. 사실 시스템적으로 바라본다면 아파트는 가구당 1채가 이치에 맞다. 그런 필수 요중 중 하나인 아파트를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나는 전혀 하지 않는다. 아파트 갭투자니, 전세금을 또 다른 아파트를 매매하는 데 쓰고, 그 아파트의 전세금으로 다른 아파트를 매매하고... 이런 방식으로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하는 걸 자랑하러 유튜브에 나오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전세 제도라는 자체가 마음에 안 들고 없어져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니 여기까지 하겠다.

이렇게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너무 폭발적이다 보니 당연히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다. 서울 아파트는 불패라는 소리도 나온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대한민국 인구는 줄어드는 데, 정작 아파트 가격은 계속 우상향 중이다. 거품이 잔뜩 끼었다. 언젠가는 부동산 버블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투기는 정석적인 길이 아닌 야매로 목적지까지 가려는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투기는 과정을 생각지 않으며 오직 즉각적인 결과만 생각한다. 중간에 반칙을 써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방해하더라도 이들은 목적지만 생각하며 달리는 자들이다.



투자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시간'이다. 투자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방식이다. 투기가 패스트푸드라면, 투자는 코스요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장을 예를 들어보자. 설비를 '투자'하고 바로 순이익을 남길 수는 없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천천히 설비 투자 비용을 다 갚고 순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투자는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며, 이치에 맞는 적절한 보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는 시간을 들여 미래를 기대하는 재테크이다. 현재는 가치가 낮거나 저평가되지만 이 대상물의 성장 가능성을 믿으며 미래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다. '성장'이라는 단어도 투자에서 중요한 단어일 것이다. 성장을 하려는 대상보고 "너 바로 즉각적으로 성장해"라고 할 수는 없다. 성장과 시간은 같이 묶이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주식은 투기일까 투자일까?

정답은 '둘 다'이다. 주식이라는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투기가 될 수도 있고 투자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민수라는 사람은 유튜브를 보다가 주식으로 단기간에 큰돈을 번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들처럼 단기간에 큰돈을 벌고자 주식을 시작하였다.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었던 민수는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즉, 단타로 돈을 벌기로 마음먹고 국내주식을 시작하였다. 리딩방에 참여하여 자신 스스로가 세력이 되어 단기적으로 주가를 변동시키며 차익을 얻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이 열리는 그 몇 시간 동안 민수는 10번이 넘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이 가상의 사례를 보면, 투기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단기' '단타' '국내주식' '리딩방' '세력'

적어도 투자의 관점으로 주식을 생각하다면,  이 단어들이랑은 멀리하는 게 좋다.


다른 예시를 보자.

연지는 나중에 아파트를 사기 위해 주식을 시작했다. 다만, 조급해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장기투자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우상향 하는 미국주식을 선택했다. 다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고 한번 산 주식은 되도록이면 다시 팔지 않도록 하였다. 하루에 주식을 보는 건 한 번으로 충분했고 나머지 시간은 본인 삶에 충실하였다.

투자에서는 '장기' '장타' '시간' 미국주식'의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주식 시장 대표 격인 코스피 지수는 박스피라고 불린다. 지수가 우상향 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오르락내리락 반복한다고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별명이다. 박스피라는 별명에서 보듯이 사실 국내주식은 단타로 순간적인 차익 실현에 적합한 시장이다. 즉, 투기적인 방법이 어울리는 시장이 국내주식이다. 국내에서 전업투자자들 대부분이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확률이 떨어진다. 단타는 정말 실력이 중요한 방식이고, 플레이어 대부분은 돈을 못 번다. 아니, 잃는다. 극소수의 실력자만이 살아남는 곳이 국내주식이며, 단타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단타에서 회사의 성장은 중요하지 않다. 차트 그래프가 중요할 뿐이며, 사람들의 심리가 중요한 판이다. 주식을 주식답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정이 없다. 그냥 돈이라는 목적만 있을 뿐이다. 나에게 있어 국내주식이란 코인판, 아파트 투기와 같은 동일선상이다. 물론 이렇게 돈 버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10명 중 9명이 실패하는 방식을 권하지 않는다.


물론 미국주식을 한다고 다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주식에서 제대로 투자를 하고 싶으면 까다로운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 그리고 투자에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느긋하게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릴 수 있는 마음가짐 또한 필수이다. 하루에 10%가 빠진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면 안 되고, 10%가 오른다고 너무 호들갑 떨 필요도 없다. 어차피 장투를 하는 우리는, 정말 먼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기에 단기적인 상승 하락은 그냥 하나의 이슈일 뿐이다. 단기적인 주가 빠짐에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면, 그냥 주식 자체를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투자한 회사의 성장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싼 가격에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투자에서는 종목선택이 전부다! 종목선택만 잘하면 매도 버튼 누를 일이 없을 것이고, 소위 말하는 매도 타이밍이라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다. 그냥 돈이 생기면 꾸준히 매수를 하면 된다. 그리고 느긋하게 기다리며 현재의 삶에 충실하면 끝이다. 종목선택을 잘하고 긴 시간을 들일 수 있으면 느긋하게 기다리며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다.


정리하면,

1. 국내주식은 투기의 성향을 가졌고, 미국주식은 투자의 성향을 가졌다.
2. 하지만 미국주식도 투기의 성향을 가진 종목이 섞여있기 때문에 투자의 성향을 가진 종목을 잘 선택해야 한다.
3. 장기투자는 종목선택이 전부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종목선택을 하러 가야 한다. 그 많고 많은 미국주식 중에 뭐를 사면 될까? 다음 글은 내가 미국주식 투자를 하며 처음 매수한 '배당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