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걸
청춘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만물의 푸른 봄철이라는 뜻처럼,
젊음이라는 무모함으로 한껏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와, 조금 미숙하고 위태로워도 그래서 더 아름다운 시절.
나는 청춘을 떠올리면, 여리고 유약했던 스물넷의 어느 봄날, 무작정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서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며 종점까지 하염없이 흘러갔던 장면이 생각난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날들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렸던 날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어딜 가야 할지 몰라 두려웠지만, 반대로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젊음은 수많은 가능성이 혼재하기에 불안하지만,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마치 어떤 향기와 어떤 색을 가진 꽃을 피울지는 모르지만, 그저 힘차게 뻗어나가는 줄기처럼,
때론 목적지가 없는 돛단배에서 힘겹게 노만 저어 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언제나 옳고 강한 것만이 답은 아니니까.
때론 흔들리고 실패하더라도 청춘이니까 낙관할 수 있는 것이다.
위태로웠던 나의 청춘의 한 장면 속, 종착지 없는 버스 안에서 귓가의 위안이 되었던 곡이 있다.
가사의 구절구절이 나의 이유 없던 불안을 위로하는 것 같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구절은,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걸-"
내 앞에 뻗어진 수많은 길 중 어느 길을 가더라도 그저 자유로이 경험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
반드시 정해진 목표와 결과를 얻어야만 유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언제나 오늘이 우리의 가장 젊은 날이라는 것도-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젠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 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 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 속을
두려워 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간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 삶은 여행, 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