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사이다.
나는 하고잡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웬만큼 찾아 하며 살았다.
나는 늘 나를 우선으로 두고 살아왔다.
이런 내가 13개월 차 연년생 남매를 둔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지금 4세 5세가 되었다.
나는 스피치 강사로 센터에서 코칭이 주된 업무였다.
그러다 보니 나의 근무는 주로 저녁 시간에 이루어졌다.
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올 수 있는 시간,
직장인이 직장을 마치고 올 수 있는 시간이 나의 근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 일이 재미있었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마음이 즐거웠다.
그런던 중 첫 아이가 생겼다.
첫 아이를 낳고 복직을 준비하던 중 둘째가 생겼다.
그렇게 햇수로 3년을 쉬고 둘째 돌쯤 복직했다.
딸 바보인 친정 부모님은
자신의 딸이 엄마가 되어도 자기 일을 가지고 살았으면 바랐다.
그래서 기꺼이 손주들을 맡아 봐주셨다.
그렇게 1년 정도 근무를 할 때였다.
어느 날부턴가 첫 아이가 계속 윙크했다.
윙크가 습관이 된 줄 알고
하지 않도록 말을 해주는데도
윙크를 멈추지 않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병원에 갔더니
틱의 초기 증상이라고 했다.
아직은 너무 초기라 다른 치료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잘 봐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경과를 봐가면서
심해지면 다른 방법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명치가 꽉 쬐이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무너진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그렇게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아이와 시간을 보냈다.
두 돌 갓 지난 아이여서 그랬는지
너무 초기라 그랬는데
아이의 증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래 아직은 아이가 우선이지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지.'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아이들이 4세 5세가 됐다.
그동안 나는 계속 공부했고 조금씩이지만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나를 찾는 곳이 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저녁시간이 다시 분주해졌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함께 잠잘 수 있는 날도 줄어들었다.
오늘 아침 일어나지 못해
이불속에서 꾸물거리는
두 아이를 보는데 괜스레 마음이 울적했다.
미안할 일이 아닌 것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하고,
함께 잠들지 못함에 미안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수 없음에 미안하고
늘 시간 부족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럼에도 내 일을 놓을 수 없는 것도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만큼 잘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또 미안하다.
남들에게는
"네 잘못 아니야~ 진심은 다 전달될 거야~
아이들이 나중에 멋진 엄마로 기억할 거야~
아이들도 다 이해할 거야."
라는 말을 잘해주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게는 참 쉽지 않은 말이다.
그럼에도 오늘은 꼭 듣고 싶은 이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다.
"네 잘못 아니야~ 미안해하지 말자~
아이에게 진심을 다하면 그 마음이 전달될 거야~
아이들이 나중에 멋진 엄마로 생각할 거야
그러니까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