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우리 Nov 09. 2023

우리야, 멀리 봐야 바로 갈 수 있어.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포근한 이불속에서 뒹굴거리던 나를

아빠가 운전면허학원에 억지로 등록시켰다. 


그렇게 반강제적으로 1종 보통 면허증을 땄다.


그후 아빠는 나에게 운전을 알려주셨다. 


처음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왔을 때

차선의 중앙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커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핸들을 급하게 돌기도 했다. 


아빠는 그런 나에게

"우리야, 멀리 봐야 바로 갈 수 있어.

바로 앞을 보면 차는 흔들리게 되어 있어.

그러니 멀리 바라봐~"

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야, 아빠가 평생 운전만 했잖아?

근데 운전이 인생이랑 참 비슷하다.

인생도 그래. 내 눈앞을 보고 살면

바로 살 수가 없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고 

휘청이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려면

멀리 내다보고 걸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문득 십여 년 전 들었던 아빠의 말이 생각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조급하게 살아온 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SNS 등 각종 매체에서

빠른 은퇴, 빠른 성공 등을 앞다투어 다루었다. 


나 또한 빨리 성공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원하던 일은 틀어지기 일쑤였고,

내가 하는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나는 마음을 다 잡고

알차게 준비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랬더니 무언가 더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방향

더 나은 방향으로

내가 나아가고 있었다. 


아빠 말처럼

지금 당장, 눈앞에 무언가 만들어야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멀리 바라봤더니

옳은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가는

내가 서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일 하는 엄마, 그 마음 한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