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포근한 이불속에서 뒹굴거리던 나를
아빠가 운전면허학원에 억지로 등록시켰다.
그렇게 반강제적으로 1종 보통 면허증을 땄다.
그후 아빠는 나에게 운전을 알려주셨다.
처음 차를 가지고 도로에 나왔을 때
차선의 중앙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커브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핸들을 급하게 돌기도 했다.
아빠는 그런 나에게
"우리야, 멀리 봐야 바로 갈 수 있어.
바로 앞을 보면 차는 흔들리게 되어 있어.
그러니 멀리 바라봐~"
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야, 아빠가 평생 운전만 했잖아?
근데 운전이 인생이랑 참 비슷하다.
인생도 그래. 내 눈앞을 보고 살면
바로 살 수가 없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고
휘청이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려면
멀리 내다보고 걸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문득 십여 년 전 들었던 아빠의 말이 생각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조급하게 살아온 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SNS 등 각종 매체에서
빠른 은퇴, 빠른 성공 등을 앞다투어 다루었다.
나 또한 빨리 성공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원하던 일은 틀어지기 일쑤였고,
내가 하는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나는 마음을 다 잡고
알차게 준비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그랬더니 무언가 더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방향
더 나은 방향으로
내가 나아가고 있었다.
아빠 말처럼
지금 당장, 눈앞에 무언가 만들어야겠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멀리 바라봤더니
옳은 방향으로 똑바로 걸어가는
내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