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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werld Feb 03. 2023

멕시코에서 만난 몰레

멕시코에서 무엇이 제일 맛있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몰레!

멕시코는 상당히 먼 나라로 느껴져 왔으며 나에게 멕시코의 음식은 타코와 부리또가 다였다.(심지어 알고보니 부리또는 멕시코 음식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등에서 만들어진 멕시코 퓨전 음식과 문화라고..) 남자친구인 제이는 그래도 몇 번 멕시코를 여행해 본 적이 있고 샌프란시스코 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타코 등은 스스로 만들어 먹는 정도의 친숙함을 가지고 있었다.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제이의 친구가 늦어지는 바람에 멕시코에서의 첫 식사는 공항의 샌드위치로(그때는 몰랐지 이게 그렇게 비싼 가격이었는지) 때우고 그때부터 타코와 타말 그리고 토르티야를 활용한 많은 음식은 먹게 되었으나(따로 몰아서 정리해서 글 써볼게요!) 튀기거나 기름에 굽지 않은 깔끔한 음식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고 아니면 우리가 한국처럼 다양한 메뉴를 몰라서 아는 메뉴만 접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갑자기 멕시코 요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몰레 Mole. 멕시코 사람들에겐 자부심이기도 하고 칠리와 모든 멕시코 음식 원료들의 총집합체라고 해야 하나 ㅎㅎ 한국에서는 백종원의 스푸파 멕시코 편에서 언급하여 알려지게 된 거 같다. 그가 방송에서는 이렇게 언급했다.  "한국 여행객들의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음식이라고"

뭐든 너무 맛있게 드시는 분이기에 도대체?라는 호기심이 더 자극되었다. 일단 기름에 볶거나 지지는 음식이 아닌 이상 나는 이걸로 결정! 제이는 수프로 결정! 그리하여 그다음 날부터 나는 몰레, 제이는 수프만 식사로 찾아다녔다. 몰레는 소스를 일컬으며, (*요약 : 멕시코 요리에서 칠리와 각종 양념들을 배합하여 만든 진하고 걸쭉한 소스를 말한다. 이 소스에 닭, 칠면조, 돼지를 넣고 끓인 후 옥수수 토르티야 또는 밥을 곁들이는 요리도 몰레라고 부른다.) 이 몰레가 타말(옥수수찜) 안에도 들어가고 백종원님이 드셨던 것처럼 닭고기 및 여러 가지 고기들과 요리되어 서빙되며, 몰레에도 레드몰레, 그린몰레, 블랙 몰레 등으로 재료에 대한 배합에 따라 또 종류가 나누어진다. 일단 나의 첫 몰레 도전지는 빽 선생님을 따라 그곳으로 굳이 가보았다.  


https://goo.gl/maps/gZffX57cSAgdbCqA7 

Cafe El Popular

전문 식당이란 분위기 보단 아침 식사 등이 주 메뉴로 서빙되는 최고 관광지 Zócalo 근처에 오래된 멕시코 시티 브런치 식당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몰레뽀요(Mole de Pollo / Chicken In a Mole Sauce)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낮아졌었다. 역시 각 음식의 퀄리티가 높은 편은 아니었고 온도도 많이 식혀진 채 서빙되었다. 그럼에도 내가 놀랬던 건 소스가 정말 독특했기 때문이다. 익숙치 않은 걸쭉하고 강한 카레 소스 같은데 향신료의 향보다 쌉쌀하게 단 맛이 치고 올라오며 (내가 소스를 좋아해서 그런 거 같기도) 연하게 조리된 닭과 토르티야를 찍어먹는 맛,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밥을 소스에 듬뿍 비벼 먹는 맛이 참 좋았다.

 Cafe El Popular - Mole de Pollo

엄청 되직한 소스가 수천 가지의 맛을 선사하며 밥알과 토르티야와 삶은 닭을 감싸 주었다. 여길 먹어보고 나니 오히려 나는 몰레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더 맛있는 곳에서 먹어본다면? 제대로 몰레를 하는 곳에서 먹어본다면? (제이가 추후에 말해준 것이지만 우리의 기념일을 기념하여 제이가 몇 달 전에 예약해 준 곳의 스페셜 메뉴가 몰레라고!) 이란 갈망을 가지고 일단 예정된 여행을 떠났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로 계획 된 곳은  Mérida, Yucatan 으로 멕시코 시티에서는 서쪽으로 많이 떨어진 마야문명의 흔적을 접할 수 있는 곳이자 사실은 꽤 유명한 히스토릭컬 도시였다. 도착하자마자 도심의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이곳에서 유카탄의 전통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하여!) 시장의 식당들은 대부분 야외 파티오 자리였으며, 관광지의 기분이 강해 멕시코 현지인들이 가득했음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었다. 일단 우리가 골랐던 식당의 메뉴판을 보니 처음 보는 Relleno Negro 가 첫 번째에 소개되어 있지 있길래 당당히 나는 이것로 선택! (pavo 터키고기 메뉴도 처음이었길래 망설임 없이!)

Relleno Negro

https://goo.gl/maps/pbjN52TM4gfWNxZo9

(*Relleno negro (black stuffing) is a dish from Yucatán, México, based on turkey, pork and mixed chili peppers (chilmole).

The original recipe contains turkey, ground pork to make the but (meatball), tomato, chilmole, achiote, black pepper, cloves, cumin, oregano, epazote, garlic and boiled eggs. The black color for the stew comes from the mixture and toast of the chilies that are used in the chilmole, among which we can find: ancho chili, black peppers, cloves, cumin, natural achiote, burnt tortillas, sour orange juice, garlic, oregano and salt.)


사실 서빙받고 비주얼이 어려워 어?라는 후회가 아주 잠시 들었지만 ^^ (멕시코음식은 왜인지 색이 이쁘게 나오질 않는다 생김새도.. 태국이나 동남아는 매우 발랄하고 상큼하고 빛이 나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하지만 그래서인지 맛이 깊다. 너무 깊어서 재료들을 상상할 수도 없다. 위 정보는 위키피아에서 발췌해 왔는데 들어간 재료를 보면.. 상상이 불가한 조합이랄까.

고기의 비린내가 없었으며 터키고기도 역시 매우 부드러웠으며, 소스가 매우 진하고 기름기가 많았음에도 역시 토르티야나 밥에 비벼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다. 몰레와는 조금 달랐는데 조금 더 기름기가 많았고, 묽었지만 맛이 묽지는 않았다. 여전히 몰레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주는 음식이었고, 제이와 게브리엘(여행같이 간 제이의 절친) 둘 다 본인들의 음식보다 내 음식을 탐내 거의 셋이 나눠 먹었다. 참고로 제이는 이날 이후로 메리다에서는 이 음식만 찾아다녔던 ㅎㅎ몰레라곤 할 수없지만 몰레와 재료나 과정이 비슷하고 몰레만큼이나 강렬했던 음식이라 같이 정리해 보았음!


다음은 유카탄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식당! 몰레 말고도 다른 음식 모두 추천하고 싶어서 정리해 본

(자세한 건 동네별 음식 정리 편에 올리겠습니다 메리다엔 유카탄의 전통 음식점이 많아요!)

맨 하단의 Pipian de Pavo!

메리다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었고 정말로 정말로 모두 맛있어 보이던 식당이었기에-가격도 이 정도의 식당 기준으로 좋았어요- 좀 더 자세히는 추후에 올릴게요! - 신중의 신중을 더해 골랐던 나의 메뉴는 Pipian de pavo! pavo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터키! 그리고 호박씨로 시머링 된 리치한 몰레라니.... 제가 어찌 딴 메뉴를 볼 수 있을까요. 일단 저는 이걸로 선택!

Pipian de pavo

https://goo.gl/maps/8tVuPEAzcQd9TaMo7

역시나 사진으로는 맛이^^ 담기지 않^^ 제 실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

역시나 몰레만의 강한 소스가 부드러운 터키와 잘 어울렸는데 펌킨씨의 향이 고소하게 깔려있었다. 그래서 더 첫맛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칠리가 뒤에서 그 맛을 받쳐주어 고소한 씨 향과 맛으로 맛들이 칠리의 깊은 스모키 한 맛과 어우러져 기존에 맛봤던 몰레들보다 단 맛은 덜했지만 고소함은 일등이었다! 역시나 밥과 비벼먹는게 제일 좋았던 ㅎㅎ 몰레에도 종류가 많기 때문에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


유카탄에서의 전통음식 경험이 좋았어서 다음 여헹 테마는 도시별 전통음식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멕시코 시티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저번에 머물렀던 동네와 살짝 떨어진 곳에서 지내며 남은 6일을 보내야 하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멀리 가지 않고 현재의 동네를 디깅 하자라는 계획으로!

근처의 동네 마켓 안에 눈에 들어왔던 식당들이 있어 그곳으로 갔다. 리뷰로 보았을 때에는 몰레로 추정되는 메뉴가 있었는데 브런치 시간에 도착해서 인지 메뉴에 없어 직원분께 사진을 보여주며 메뉴를 찾았지만 판매를 안 한다고 하시어 살짝 고민을 하다 용기 내어 몰레 뽀요? 를 여쭤보았는데 주방 쪽에 물어보시더니 오케이를 해주셨다!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아 몰레에 대한 집착이 ㅎㅎ

몰레로 추정되었던 ㅎㅎ 음식 결국엔 저 이것도 먹어보았습니다!!
쨔잔!!!!! 블랙 몰레로 만들어주신 몰레 뽀요!!

https://goo.gl/maps/oCkaYqS2M5xaUCg46

이미 특별대우(?)를 받아 행복했기에 그다음에 맛보는 맛은 맛이 없을 수가 없었으며 사실 정말 맛있었다! 따듯하고 여전히 강하고 진한 소스! 이전에 맛보고 좋아했던 블랙 몰레!(내가 블랙 몰레라고 부르는 건 사실 (초콜릿, 양파, 마늘 등이 들어간 검은 색깔의 몰레 네그로(Mole Negro)) 몰레 네그로라고 하며 네그로가 스패니쉬로 블랙이었^^ 초콜릿이 들어가 검은색인지는 모르겠으나 씁쓸한 달달한 때문인지 몰레 중에서도 몰레 네그로가 가장 좋았음) 이곳도 전체적으로 음식 다 맛있었다. 추천! 12시부터 점심-저녁 메뉴로 바뀌니 그 시간에 맞춰가시면 메뉴판에 몰레 있음!우리는 11시 30반쯔음 도착했었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제이가 준비해 준 이벤트! 2022년 세계 50개의 레스토랑 5위를 차지하며, 혹자들의 말로는 멕시코 1등 레스토랑이란 말도 있는 푸욜!!의 몰레를 접했다!!!!!(푸욜/푸졸의 상세한 리뷰는 추후에 올릴게요!)

https://goo.gl/maps/73uuefQLdLK1byCA6

https://www.theworlds50best.com/the-list/1-10/pujol.html

오픈 바 메뉴를 예약해 두었다. 제이가 몇 년 전에 방문 했을 때에 몰레의 맛이 엄청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기대가 컸지만 그날 오픈 바 메뉴에는 몰레가 없었다.. 그리고 식사를 하는 도중에 서버가 추가할 수 있는 메뉴라며 몰레를 말하는데 뭔가 치사(?)했지만 알다싶히 현재 몰레에 대한 열망이 엄청났기에 우리는 추가!

Pujol - Mole

푸욜은 매번 메뉴가 바뀌어 기본 코스 메뉴에는 몰레가 이제는 포함이 되지 않지만 이 몰레 메뉴는 대표적이기에 따로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푸욜의 몰레는 두 가지 몰레가 배합되어 서빙이 되는데 바깥의 진한 몰레는 8년 전에 만들어 계속 배합을 더하고 있는 오래된 몰레, 가운데 갈색은 어제 바로 만든 몰레로서 멕시코인들의 몰레에 대한 자긍심과 역사 등을 담아 그 맛을 보여주는 디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8년 된 몰레는 좀 더 스모키 함과 묵직함 그리고 역시나 달큼함이 뒤를 받쳐주었고 이제까지의 몰레들보다 더 강하게 입안에 남아 처음 서빙 된 토르티야(오른쪽 사진)에 추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배를 채울 수 없었고 소스를 워낙 좋아하여 소스만을 정말 제대로 음미했던! 디쉬였다. 몰레나 파인 레스토랑에 대한 열정이 있으시다면 이곳은 꼭 한번 들려보라고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뷰할 식사는 정말 너무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곳이라 쓰면서도 이미 다시 가고 싶은 마음과 아련한 마음이 그득하여 정리하게 되는 곳으로 두 번째로 멕시코 시티에 머물 때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이었다. 식당 이름도 모르겠고 마지막에 정리할 때즈음이라 간판이고 테이블이고 접혀있던 상태라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흔쾌히 들어오라 하여 마지막 날에 들렸던 곳! 메뉴판 사진을 찍지 못한 한이.... 우선은 그 식당의 메인 메뉴와(삼겹살 보쌈 같았던 생각보다 엄청 큰 사이즈로 서빙이 되어 놀랐..) 마지막 식사이니 당연히 몰레 꼰 뽀요! 사실 (위에서 제가 언급했었던 몰레로 추측되는 음식 사진 올렸던 것) Huazontle en mole! 를 물어보았으나 이곳에서도 품절이라 하여..몰레 꼰 뽀요로 하지만 이번엔 레드몰레로!

레드몰레였지만 기름이 가득한 더 묵직한 포블라노 블랙 몰레와 거의 비슷했던 아주 강했던 소스!

주문을 마치고 음식들이 서빙될 때 갑자기 직원분께서 아까 품절이라 한 몰레 메뉴가 가능한데 주문하겠냐고 물어보셨다. 우리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너무 많았지만.. 마지막 날이니 포기할 수 없어 추가! 오늘 몰레에 대한 나의 한을 다 푸는 날이었다. 그렇게 두 번이나 마주칠 수 없었던 이 메뉴!!

채소 종류 중에 한 가지인데 쉽게 볼 수 없던 메뉴! 채소를 튀겨서 몰레를 덮어 서빙되는 메뉴!
보다 자세한 영상! 흥분해서 찍은 상태라 죄송합니다.
얼마나 맛있었냐면요..

정말 배가 터질 것만 같았는데 그럼에도 몰레 두 그릇 모두 싹싹 긁어먹었다. 주방장님도 오셔서 손뼉 쳐주셨지만 가격도 맛도 이제까지 중에 정말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곳. 이곳을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 행운에 감사하며, 마지막 날에 이곳을 통해 이번 멕시코 몰레를 떠나는 아쉬운 미련을 접을 수 있었다.


라고 생각했지만... 고백하자면 서울에서 만들어보려고 구매한 몰레와 칠리 재료들^^을 마지막으로^^

열심히 만들어보고 올게요!

올리며 끝으로.. 몰레 여행 같이 떠나 주신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앞으로도 다녀왔던 지역별로 다양한 음식 및 여행 에피소드를 올릴 예정이오니 다시 만나요!  :) 아디오스!


*사전을 찾아보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몰레의 기원)

몰레는 ‘갈다’라는 뜻의 스페인어에서 유래했는데 그 기원도 재미있다. 16세기경 멕시코시티 남부에 있는 도시 푸에블라의 한 수도원에 주교가 방문을 했다.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던 수사들이 실수로 주방에 있는 모든 재료를 뒤섞었는데 그것을 그대로 갈아 만든 소스의 맛이 의외로 너무 좋아 널리 퍼지게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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