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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werld Oct 07. 2022

단절 ; 세브란스

이래서 애플이 부자인가

  중국에 갑자기 오게 되어 격리를 하고 있다. 사람을 기생충 취급하듯 온갖 소독약과 방호복으로 우리를 매일 맞이해주며 전달해주는 도시락에도 소독약을 뿌려준다 과일이 소독약에 씻겨져 도착한다. 이 정도면 내 안의 장기마저도 소독되어 코로나도 앉지 못할 기세다


  아직 중국은 지역별 격리 방침이 있어 최대 14일을 예상하고 떠나온 무거운 발걸음을  미리 알아챈 언니와 형부가 USB에 영화를 꽉꽉 넣어주었다 용량이 부족했으니 떠나기 전에 세버란스 01-03은 꼭 보라는 말과 함께. 떠나기 전 일 처리할 문서들과 그놈의 복잡한 중국의 출국 요청 서류들 때문에 생각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 그 모든 것을 다 하고 나니 이젠 정말 가방 쌀 시간만 남았다 -중국 격리는 사실 음식이 생명줄이기에 공간이 있는 대로 최대로 넣기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그동안의 보상처럼 가방을 쌓기도 전에 침대에 누었다


그렇게 시작된 세버란스; 단절 에피소드 1. 솔직히 고백하건대 첫 화를 보면서 잠이 들어버렸다 9회까지 다 보고 난 현재의 나는 그때의 나를 보며 대체 저걸 보며 어떻게 잠들 수가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만 피곤했나 보다 여하튼 그렇게 첫 만남은 끝났고 다음날 다시 도전했다. 처음 인트로의 장면들부터 음악부터 미쳤다는 말을 연발했다. 참 잘 만든다 요즈음 사람들 정말..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작은 한정된 공간에서 그들의 의상에서 헤어에서 이름에서 옷의 컬러 공간의 컬러 음악 등에서 많은  단서를 펼쳐주며 나를 시험한다. 나는 분석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서 그저 자꾸 반복되어 나오는 그들의 파란색과 초록색이 그렇게 이뻤다 그 이쁨 뒤로는 기막히게 숨 막히는 긴장의 연속된 에피소드들과 그 숨을 더 앗아가는 배경음악만으로도 이 시리즈를 꼭 보라고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9화를 보기 전까지 절대 그 어떤 스포를 보지 말 것.


 처음부터 중국을 언급한 건 이 드라마에 지나치게 빠져서인지 SNS와 한국과 외부와 단절 된 내 상황에 단절이란 단어에 빠져서였는지 모르겠지만 9화를 격리 3일 만에 마친(심지어 아껴서 본거임) 나는 남은 기간이 너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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