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속에서도 순환하는 우리 인생.
나는 내면이 시끄러우면 드러나는 면은 고요하다.
많은 생각들이 깊은 심연으로 나를 눌러 끝없이 가라앉는 상태가 되면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 마음의 평정을 찾는데 할애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불확실한 3.3cm의 한 치 앞이 불안의 숲으로 나를 이끈다.
‘괜찮아’와 ‘어떡하지’가 왔다 갔다 줄다리기하며 중심을 옮긴다. 나에게 이 모든 것을 꺼버릴 스위치는 애초부터 설계되지 않았는가 보다.
결론이 나지 않는 생각 속에서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등불을 향하여 고요한 길을 따라 걸어갈 뿐이다.
등불을 만나기 전까지 그냥 걷는다. 이 길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고요함에 나를 맡긴다.
등불을 만날 때까지..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주변의 이야기.
타인을 의식하는 예민함.
오늘 저녁은 뭘 해 먹지에 대한 고민.
내 기분을 숨기면서 웃어야 할 때.
나다움을 불가피하게 포기해야 하는 상황.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외침.
10g당 더 저렴한 가격의 비교.
사랑받고 싶은 욕구.
혼자 남겨질 것 같은 불안함.
...
..
고요함 속에 모두 던져 버린다.
모두 조용하라고!
오늘도 나는 고요함을 따라 마음의 소리를 내어본다.
‘괜찮아. 괜찮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랑도 책임도 의무도..
나를 찾고 등불을 만날 거야. 은은하게 나를 비춰주는 그 빛만 바라보고 있을 거야.
영화를 볼 때, 전망 좋은 곳에서 책을 읽을 때, 비 내리는 창가 곁에서 Ella Fitzgerald의 ”misty “를 들을 때, 또.. 이렇게 글을 쓸 때!
고요한 어둠 속에서 혼자여도 괜찮아.
누군가에게 빌어먹는 위로는 나를 가치 있게 할 수 없어.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을 때 나의 가치는 발견되는 거니까.
타인의 개입 없이 나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때 자존감도 함께 자라날 거야.
나는 오늘도 불확실함 속에서 불안과 위로를 끌어안은 모순을 만난다.
불안으로 이끈 불확실함 속에서 고요한 힘을 빌려 등불을 만들어 나를 위로하고 있으니..
어허.. 참.. 인생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돌고 또 도는 뫼비우스 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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