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5
대만에서의 러닝
나의 시야는 그리 크지 않다. 해외보다는 동네에서의 산책을 즐긴다. 매일 다니는 동네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움을 학습으로서 받아들였다. 순수하게 하는 여행 같은 경험은 평가절하했던 것 같다. 요즘은 시야를 넓혀 새로운 경험을 진득이 천천히 받아들이는 경험을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즉흥적이지만 본격적인 것들을 해보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대만에서의 러닝이었다.
가족여행 하루 전 대만에서 할 만한 코스를 짜보고 가까운 숙소에서 갈 수 있는 곳을 점찍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대만 사람들이 출근하는 버스를 탔다.
강가를 따라 아침 러닝을 했다. 약간은 습하고 안개가 짙은 대만의 날씨였다. 목적은 러닝이었지만 아침에 시작한 러닝 길에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등교하는 학생들, 식물원의 체조하는 어린이들, 아침을 먹는 사람들. 나도 사람들 사는 걸 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초록색 나무들이 있는 공간들을 좋아하는구나. 알게 된다.
아버지와의 제주도
제주도에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한 적이 있다. 대학생 때 처음 여행을 계획하고 가보는 거라 이것저것 쉽지 않았다. 비행기를 놓쳐서 금방 다시 예약하고 부리나케 달려 다음 비행기를 탔다. 여행에 대해서는 모든 게 서툴렀던 아버지와 나였다. 둘은 닮아서 완전한 계획형인데 여행을 가니 오히려 아무 생각 없는 듯 무계획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그냥 지나가다 귤을 사서 먹고 다니고 가고 싶은 곳을 갔다.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아버지와 많이 달랐고, 너무 가까운 나머지 얘기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10년도 지난 지금도 아버지는 가끔 그때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아버지와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다. 이번에는 아버지의 어떤 면을 볼 수 있을까, 나의 어떤 면이 보이게 될까?
나에게 낭만은 뭘까? 나에게 낭만은 이런 이유 없이 시작한 것들 인 것 같다. 뭔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하고 싶은 것들은 하고 나면 그 순간에 내가 남아있다는 걸 알았다. 다음은 또 어디를 뛰어볼까? 이유 없이 뭔가를 해볼까 궁리해 본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어떤 내가 남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