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결말을 바꾸고 싶지 않은 이유

2025.08.21

by 이월

내 인생의 에피소드 하나의 결말을 바꿔본다면 해외취업에 도전했던 결과를 바꿔보면 재미있을까 싶다. 대학교 3학년쯤 한창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해외취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었다. 학교에서 소개해준 한 기관을 통해 미국 기업 인턴을 준비했다.


다행히 한창 영어 학습을 열심히 해둬서 영어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인터뷰 준비를 거치고 비자발급을 위해 회사 인터뷰를 통과한 후에 비자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트럼트 대통령이 당선된 상황이었고, 강력한 외국인 봉쇄정책 덕에 비자 쿼터가 바닥났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는 나는 결국 해외취업을 포기했다.


만약에 비자가 잘 돼서 미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솔직히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지금 보다 영어는 잘했을 것 같고, 아마 직무는 바꾸지 못했을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한 상상이 생각보다 그리 재미있지 않다. 당시에 그렇게 바랬던 결말이었는데 왜 별로 흥미롭지 않을까. 해외취업을 포기한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한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말이 정말 중요하지만 결말 이후에는 항상 그다음이 있다. 용기 있게 도전한 해외취업을 못해 아쉽고, 그 이후에 고생을 많이 하긴 했지만 5년 넘게 시간이 지나니 그것 또한 나를 이루는 경험들이라 또 미워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나는 엔딩보다는 현재의 선택을 떠올리게 된다. 운에 달린 결말보다는 선택에 따른 과정을 생각하고 싶다. 사실 나는 환경을 바꾸기 무서워하는 "미룬이"이다. 고민하다가 끝냈던 무수한 순간들이 사실 많다. 지금은 어떤 용기를 내야 할까 고민해 본다. 그래서 과거는 마음에 담고, 지금 상영중인 이름도 모를 나의 에피소드를 내 선택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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